Orchid (난)

수년 동안 잎만 보여
죽었나 많이 염려했었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보라색 난꽃이
연약한 대궁에 가득 달렸네
작아도 난은 난이네
화사하고 청초하기가 무엇에 비기랴
수년 만에 경사 났네
난꽃으로 우리 거실은 꽃방이 되었네
동양난이 아니어서 향기 없다 하더라도
꽃의 자태도 난이요 색상도 난이네
단아하고 기품어린 잎들도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네
난꽃은 5개월도 짧다 지조를 지키네
우리의 심성이 난과 같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련만.
은근과 끈기로 끝까지 가보자
잎 중의 잎도 난이지만
꽃 중의 꽃도 난이네
우리도 난과 같이 끈기를 갖고
인격의 꽃을 피우자
은근을 품고 생명의 우아함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