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차마 그를 떠나보낼 수 없었나 보다.

고(故) 옥한흠 목사의 위로예배가 2일 오후 5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가족들을 중심으로 한 장례예배가 이미 오전에 있었지만 밀려드는 조문행렬에 사랑의교회측이 다시 예배를 마련했다. 고인의 빈소에서 거행된 예배는 즉석에서 복도와 식당의 TV로 생중계됐다.

한국교회 갱신을 부르짖던 고인이 그 뜻을 담아 설립했던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교갱협). 위로예배는 고인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교갱협 임원들이 사회와 기도, 설교 등을 맡았다.

오정호 목사(대전새로남교회, 교갱협 상임총무)의 사회로 시작된 예배는 정평수 목사(만남의교회, 교갱협 상임회장)의 기도, 김경원 목사(서현교회, 교갱협 대표회장)의 설교로 이어졌다.

디모데후서 4장 7~8절 본문, ‘선한 싸움 다 싸우고’를 제목으로 설교한 김 목사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옥 목사님께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다”며 “이 땅에서의 모든 수고와 고통을 뒤로한 채 하나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살아계신 그 자체로 한국교회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끼치고 계신 분이셨다. 그런 분이 이렇게 갑자기 가셨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비보를 접하고 떠올랐던 말씀이 바로 오늘 본문이다.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는 사도의 이 고백이 곧 옥 목사님의 고백이 아닐까 한다. 그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에 최선을 다했다”고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빈소를 찾은 많은 사람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TV로 생중계된 위로예배를 드리고 있다. ⓒ 김진영 기자

이어 김 목사는 고인의 뜻을 이 땅에 남은 후배 목회자들이 이어가야 함을 역설했다.

그는 “더 잘하지 못하는 후배 목회자들을 보며 통회하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우리가 그 분께서 남기신 흔적을 계승해 그 뜻을 이어가야 한다”며 “비록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언젠가 영원한 나라에서 다시 뵙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소망이요 위로다. 이를 위해 우리가 더욱 그 분의 정신을 닮아 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교에 이어 강단에 오른 오정현 목사는 “아직까지 옥 목사님의 소천을 현실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중환자실에 입원하시고 3일 만에 의사들이 힘들겠다는 말을 꺼냈다. 그 순간 가족들과 통곡했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그러나 목사님은 25일 동안 중환자실에 계시며 우리들로하여금 자신의 죽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셨다”며 “우리 모두는 목사님께서 다시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한편으론 그 분이 이 땅에서 겪으셨던 고통과 수고 또한 생각했다”고 고인의 영정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사랑의교회 성도들을 비롯해 이날 빈소를 찾은 사람들 대부분은 위로예배가 거행되는 동안 붉은 눈시울을 훔치며 고인과의 추억을 가슴에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