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구호요원 세 명이 살해됐으며 이는 현지 탈레반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기독교 박해 소식 전문지인 컴파스 다이렉트 뉴스(CDN)가 28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파키스탄 북서부 스왓 밸리 지역에서 현지 정부군 당국에 의해 발견된 세 구의 시신은 홍수로 피해를 입은 이 지역에서 활동해 온 한 기독교 구호단체 소속 요원들로 확인됐다. 이 단체는 보안상의 이유로 단체명과 요원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을 것을 희망했으며, 군 당국은 현지 구호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것을 우려해 제한적 언론 보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들 요원들은 밍고라와 그 주변 지역에서 수재민들을 도와 왔으며 지난 23일 저녁 하루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차량에 탄 채 캠프로 귀가하던 중 탈레반으로 보이는 무장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 구호팀 가운데 5~6명은 부상을 입는 데 그쳤으나, 3명은 납치되어 결국 이틀 뒤 시신으로 발견됐다.

아직까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히고 나온 단체는 없으나, 탈레반이 앞서 외국에서 온 구호요원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던 점과 생존자 증언들로 미뤄볼 때 탈레반에 의해 저질러진 일로 군 당국은 추측하고 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지난 10월 이슬라마바드의 유엔세계식량기구 사무소에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했으며, 지난 3월에는 북서부 지역 지진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월드비전 사무실을 공격하기도 했다.

현재 파키스탄은 극심한 홍수로 인해서 국토 5분의 1이 물에 잠기고, 2천만 명 가까이가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가운데 긴급구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수는 약 8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원을 베풀러 온 구호요원들을 대상으로 가해지는 위협은 결국 이 곳 수재민들의 더 큰 피해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는 스왓 밸리 지역에 추가 병력을 파견, 구호요원들을 보호하도록 조치를 내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