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워싱턴주 페더럴웨이 시장을 지낸 1세 박영민 시의원과 조지아주 최초의 하원의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박병진(B.J. Pak) 후보가 29일(주일) 미주한인재단 주최 제 3회 차세대 리더십 컨퍼런스에 주제 발제자로 참여, 강연했다. 하지만 훌륭한 롤모델을 초청해 차세대의 정치참여를 촉구하는 이날 컨퍼런스에는 관계자를 비롯한 소수만이 참석했고 2세를 향한 무관심이 묻어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후 5시에 시작된 컨퍼런스는 차세대 웅변대회, 문화행사, 주요 발제자 강연 등의 순서가 진행됐으며 주요 스피커가 강연한 7시 45분부터는 20여명 남짓의 참석자들이 남아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박영민 의원은 1세와 2세를 위해 이중언어로 준비해 왔지만 그 의미가 무색할 만큼 적은 수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박 의원은 “2050년이 되면 백인은 제 1의 소수민족으로 전락할 것이다. 2세들이 앞으로 미국사회의 재목이 될 것이며 이들을 밀어줘야 한다”고 말하면서 “더 많은 학부모들과 2세들이 참여했어야 하는데 그 결과가 조금 실망스럽다”고 언급했다.

▲박영민 시의원이 강연하고 있다.
이어 그는 “페더럴 지역에 있는 한인학생들에게 발견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주인의식이 결여되어 자기자신을 비하한다는 것이다. 한인 이민 2세로 자라나는 것은 큰 강점이며 스스로 그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스스로를 크게 여기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민 의원은 또 “리더는 어렵게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되는 것이다. 우선 개인적으로 행복한 인생을 추구하라. 꼭 정치에 참여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을 하면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인생이며 행복한 인생이다”라고 말했다.

1976년 30세 나이로 이민을 온 후, 꽃 배달부터 시작해 세탁소를 운영하며 두 딸을 키워온 박영민 의원은 “1세인 내가 미국에서 딴 학위 하나 없이 페더럴웨이 시장 3선에 도전하는 자리까지 왔다. 내가 할 수 있으면 여러분은 더 잘할 수 있고, 같이 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박병진 조지아 하원후보도 이날 강연에서 “제가 아시안 어메리칸이라는 것이 약점이 되어 상대 후보와 논쟁이 벌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슬픈 일이다. 여기는 단지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 우리의 나라임을 명심하고 미국사회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커뮤니티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미주한인재단 박홍자 회장은 “참석한 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어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난다. 편지 500여통을 보내고 교협과 함께 많은 홍보를 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지역사회의 작은 관심과 참여에 유감을 드러냈다.

흥사단 미 동남부 지부 대외협력부장으로 대회에 참석한 박상수 씨는 “이 같은 행사에 1세와 2세의 참여가 이토록 저조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행보로는 차세대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질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