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뉴욕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15층 규모의 메가 모스크가 서게 됐다. 뉴욕시가 3일 이를 허락했다. 그라운드 제로로부터 두 블록 떨어진 파크 플레이스 45-47에 모스크를 건설하려는 시도가 올 봄부터 있어 논란이 되어 왔다. 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을 비롯한 많은 미국민들의 반감을 낳고 있는 이 계획에 미국 내 이슬람 전문가들도 비판적인 견해를 표시해 왔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이 일은 종교와 테러를 구분하는 중요한 결정”이라며 “무슬림도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와 시의 일부분이다. 이들도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처럼 로어 맨해튼에서 예배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모스크 건축은 이슬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한 코르도바협의체(Cordoba Initiative)와 무슬림발전을위한미국협의회(American Society for Muslim Advancement) 등 이슬람 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 메가 모스크를 건립하는 것에 대한 반대가 미국 내 반이슬람화 단체들의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천의 SIOA(Stop Islamization of America) 소속 회원들이 미국 내 이슬람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메가 모스크 ‘코르도바 하우스’ 건립 예정지인 뉴욕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모여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저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코르도바 하우스는 15층 규모의 모스크 겸 비무슬림에게도 개방될 체육관, 영화관 등 편의시설을 갖춘 종합센터로 계획됐으며, 이슬람측은 건물이 9.11 이후 미국에서 심화된 종교 커뮤니티 간 갈등을 극복하는 역할을 하기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모스크를 통해서 “이슬람의 사랑과 평화, 관용의 모습을 알리겠다”는 것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무슬림들의 주장이다.

프로젝트 찬성자들은 “모스크를 어디에 짓든 그것은 원하는 이들의 자유”라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많은 뉴욕 시민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으로 2,976명이 희생된 이 자리에 모스크를 건립하려는 계획은 “도의에 맞지 않다”는 반대 견해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 시의회는 과거에 이미 29대 1로 프로젝트를 승인한 상황이지만, 모스크 건립 예정지로 매매된 부지를 뉴욕시가 보존 가치를 가진 기념지로 지정할 경우 프로젝트는 무효화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3일 뉴욕시 유적보존위원회는 모스크가 들어설 자리에 있는 빌딩이 역사적 보존 가치가 없다는 데에 9대 0으로 만장일치 결정을 내렸다. 1858년 준공돼 백화점 건물로 쓰인 건물의 미학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이로서 152년의 역사를 가진 건물은 철거되고 이 위에 모스크가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