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수) 오후 한여름 내리쬐는 태양만큼 뜨거운 2세 연합집회 ‘이그나이트(Ignite)’ 현장을 찾았다.

대학입시와 친구문제, 가정문제 등 저마다의 고민거리와 기도제목을 안고, 160여명의 고등학생들이 크로스포인트처치에 모여 간절한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이맛살을 찌푸려 가며 진지하게 기도하는 학생도 눈에 띠었다. 스스럼 없이 무대 맨 앞까지 나와 온 몸으로 찬양하는 학생도, 무릎을 꿇고 있는 힘을 다해 손을 뻗은 학생들도 보였다.

3일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이 집회는 정체성, 하나님에 대한 순종,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부모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에 대한 주요 주제를 가지고, 10대들의 눈높이에 맞춘 소그룹 토론을 통해 신앙과 삶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약 1시간의 찬양이 끝나고 오후 2시 30분, 마르고 아담한 체구가 인상적인 임성혜 전도사(베다니장로교회)가 무대로 나왔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작은 몸의 그녀에게 큰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청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임성혜 전도사(베다니장로교회 EM)가 하나님께 대한 순종이라는 주제로 설교하고 있다.

한국인이지만 홍콩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뉴저지, 독일로 이사가게 됐다는 임 전도사는 “나는 매우 내성적이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싫어했다. 독일에서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음대 교수님께 알 수 없는 조롱과 핍박을 견뎌내야 했다”며 자신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로 시작을 열었다.

임 전도사는 ‘다윗을 택하신 하나님’과 ‘골리앗과의 싸움을 승리로 이끄신 하나님’에 대한 메세지를 전하며, “자신이 작고 보잘 것 없이 느껴진 적이 있나?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과 달리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보시는 것은 마음의 중심이며,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이라고 했다.

“내 인생에서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것이 독일에서다.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동생과 피아노를 전공하는 나는 먹을 것이 없어 금식을 했던 날이 많았고 구걸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마을에서는 지나가는 우리에게 아무 이유 없이 욕을 했고 윗층에서는 고의적으로 바닥을 울려 시끄럽게 했다.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말 할 수 없는 수모를 받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하나님 뿐이었고 절박한 심정으로 매일 성경을 보며 매달렸다.”

간절히 하나님을 찾던 그녀를 하나님은 그냥 두지 않으셨다. 그리고 아브라함처럼 복의 근원이 되길 축복하셨다. 어느 날부터 임 전도사가 다니던 독일 내 한인교회가 부흥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한 때는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식은 교회를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는 임 전도사는 계속 머물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다. 축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독교 쇠퇴 지역인 유럽에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그녀를 세우셨다. 그렇게 하나님의 기름부으심이 임했다.

임 전도사는 “작고 보잘 것 없이 생각되던 나 자신을 하나님은 작게 보지 않으셨다.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시각을 함께 가지자”고 권면했다.

▲청소년들은 때로는 심각하게, 때로는 활짝 웃으며 설교를 경청했다.

이후 ‘우리는 어떤 사람으로 지어졌는가’ ‘아들과 딸’ ‘순결과 거룩’이라는 3가지 소그룹 주제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을 통해 상대적 기준으로 자기가치가 평가되지 않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강조하고, 남녀가 생각하는 다른 주제들을 엮어 성별 별로 각각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집회 한 관계자는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2세들은 누구나 한번쯤 자신을 작게 여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우울증이 있는 경우도 많다.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자신의 모습을 볼 때 그렇고, 여자아이들의 경우에는 외모에 관한 자기 비하가 쉽게 나타나는 편”이라며 “집회를 통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널리 믿음의 영향력을 끼치는 청소년들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집회는 4일 오후 9시까지 열리며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