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간의 충돌로 지리한 법적 분쟁에 휘말린 남부기독교회지도자회의(Southern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이하 SCLC)에 드디어 화해의 바람이 부는 것일까? 회장으로 뽑힌 버니스 킹 목사가 기도회를 개최 할 것을 알렸다.

3일(화), 지난 10월 SCLC 공식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침묵으로 일관해 오던 버니스 킹 회장이 기자회견을 자청, 굳게 닫았던 입을 열었다.

기자회견 장에서 그녀는 “이제는 SCLC가 연합해 함께 나아올 때이다. 분열된 가정이 함께 설 수 없듯이 SCLC 가족들은 미국의 영혼을 속죄하는 일을 감당하면서, 내부의 회복과 재건, 속죄의 일도 함께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킹 회장은 여전히 이 단체를 이끌 의사가 있다고 밝히는 한편 언제 그 일을 시작할 것인가는 무언으로 일관하며 법적 논쟁과 단체의 싸움이 멈출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함께 드러냈다.

SCLC는 지난 10월 버니스 킹을 회장으로 선출한 직후 두 개의 분파로 갈라졌다. 이후 서로 다른 장소에서 만나 단체의 전체적 방향을 두 갈래로 결정하는 등 분열을 조장해 왔다. 현재 이 문제는 법적 절차를 밟고 있으며, 어떤 쪽이 단체를 최종적으로 이끌 것인가에 관한 문제가 법원의 판단에 맡겨져 있는 상황.

다음 주 두 분파가 각각 진행할 컨벤션을 앞두고 갑작스런 기자회견을 연 킹 목사는 "오는 금요일(6일) 아버지인 마틴 루터 킹 Jr. 목사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설교했던 에베네저침례교회에서 기도모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기독교단체인 SCLC를 지탱해 주는 요소 중 하나가 기도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을 위한 윤리적 목소리를 낼 SCLC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겠다.”

변호사이기도 한 킹 목사는 원래 지난 4월에 사무실에서 회장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법적 분쟁 문제로 미뤄왔음을 시사하면서, SCLC회장으로서의 역할과 방침에 대해 그의 팀들과 숙고해 왔다고 입을 열었다.

킹 목사는 잘못된 재정운영으로 적출된 SCLC 전 의장과 재정담당자로 인해 발생한 분쟁과 법적 조사에서 거리를 두기 원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재정운영이 SCLC를 갈라놓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연합통신은 전했다.

SCLC 웹싸이트에 따르면, 한 분파는 8월 7일 애틀랜타 인근 호텔에서 5일 간 컨벤션을 가질 예정이며, 반대 파는 8월 13일 디케이터에 있는 한 교회에서 3일 간의 컨벤션을 열 계획이다. 버니스 킹 목사가 어느 컨벤션에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은 상태.

반면 어느 쪽도 킹 목사의 초청에 흔쾌히 응하지는 않았다.

SCLC 의장 실비아 터커 목사는 사전에 SCLC 위원회와 일언의 상의도 없이 기자회견이 진행됐던 것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터커 목사는 “킹 목사는 지난 8개월 동안 단체의 내부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법원의 판결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단체에 전혀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그녀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연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말했다.

반대파 쪽 임시회장으로 뽑힌 마클 허친스 목사도 “이 같은 소식을 뉴스를 통해 처음으로 접했다. 기도회에 가지 않겠다”고 언짢은 감정을 드러냈다.

SCLC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흑인들이 버스 승차 거부운동을 벌이는 등 민권운동이 본격화되던 1957년, 킹 목사를 비롯해 랠프 데이비드 애버나시, 조지프 로워리 등 흑인 지도자들이 주도해 창립한 인권운동 단체다. 킹 목사가 주로 설교했던 애틀랜타 에베네저 침례교회에서 발족한 이 단체는 흑인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를 주도하고, 투표권리법과 인권법의 의회 통과를 주도하는 등 민권운동을 주도해온 대표적인 단체중 하나로 현재 미 17개주에 80여개 지부와 1만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이스라엘에는 ‘비폭력갈등조정센터’도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