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에 납치, 희생된 고 심성민 씨의 유가족들이 26일 국가를 상대로 3억5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아프간 피랍 사건은 2007년 7월 19일 샘물교회 봉사단원 23명이 아프간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향하던 중 탈레반에 납치된 사건으로, 사건 발생 42일만인 8월 30일까지 피랍자들이 순차적으로 풀려났으나 팀 리더였던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는 각각 7월 25일과 7월 30일(현지 시각)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

심성민 씨의 부친 심진표 씨 등 2명은 소장에서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의무 위반에 대해 책임을 물으며, “정부가 당시 전쟁, 내란 등으로 위험지역이었던 아프가니스탄의 현지 사정을 정확히 알리고 출국금지를 요청했어야 했다”며 “정부는 아프간 피랍 사건이 일어난 뒤인 8월에야 여권사용제한에 대한 규정을 고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이 납치된 뒤 정부종합대책반이 편성돼 협상을 진행했으나 인질들 석방과 안전보호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고, 결국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정부는 탈레반이 무엇을 원했는지 협상조건은 어떻게 됐는지 전혀 설명해 주지 않아 왜 살해됐는지도 모른 채 아들을 잃은 슬픔 속에 고통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프간 인질 구출을 위해 당시 피랍자 가족들이 은행 대출 등을 받아 엄청난 금액을 마련했으며, 부족한 금액은 교회에서 지원했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심진표 씨는 200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이 국내 은행에서 200억원 가량 빌려 탈레반과 협상을 진행했고, 피랍자 가족 대표와 교회가 돈을 갚겠다는 각서를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샘물교회는 정부와 우리 사이에 주고 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