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J)는 수 년 전에 다른 주에서 가족과 함께 이사왔습니다. 그 동안 이 곳에서 정착하는데 처음부터 매우 힘들었어요. 결국은 남편과 잘 맞지 않아서 이혼하고 말았지요. 그때도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고, 그저 살기가 힘들다 보니 서로 짜증이 나고 화가 나서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헤어지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남편은 한국으로 가 버렸어요. 두 아이를 데리고 살기가 참 막막했어요. 그러던 중, 어떤 남자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몇 개월 사귀다가 아이들과 함께 그 사람 집에 들어가 살게 되었지요. 친구라는 이름으로 다른 남자와 산다는 것이 정말 어렵더군요. 상상 이상이었어요. 이전의 남편과 싸우는 것은 비교가 되질 않았어요.

이 남자 정말 나쁜 사람이더군요. 우리를 이용하다가 언젠가 내쫓을 것 같았어요. 불안하고 두렵기도 했고요. 저는 수시로 싸우면서 저와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싸우다가 그가 신고하는 바람에 경찰이 오고 저는 영어도 잘 못해서 그만 체포되고 말았어요. 얼마 동안 감방에서 살다가 나와서 지금은 재판 중에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일자리도 간신히 찾아서 일하는데, 늘 불안하고 아이들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많이 방황하고 있어요. 목사님, 어떻하면 좋을까요?

A: 수 년전에 가족과 함께 다른 주에서 이 곳으로 찾아와 행복하게 잘 살아 보려고 하셨는데, 사는 것이 힘들고 짜증스러워 남편과 헤어지고 그 남편은 J 님과 두 자녀를 남겨둔 채 한국으로 떠나 버렸다니 너무 마음이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꼭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조금 더 참고 기다릴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이후에 또 다른 남자를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 잘 모르지만, 자녀들을 데리고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가서 살게 되셨다니, 그 또한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혼하고 나서 그 허전함과 불안을 달래려고 만난 만남이었는지, 아니면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장래를 약속한 만남이었는지 잘 알지 못하겠지만, 그 남자와의 동거는 너무나 성급하고 경솔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친아버지가 아닌 다른 아저씨와 한 방에서 생활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J 님의 자녀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느꼈을까요? 연일 계속되는 싸움 속에서 그들은 얼마나 불안하고 무섭고 두려웠을까요? 결국 J 님이 감방까지 들어가는 신세가 되고, 지금은 나와서 재판 중에 있다니, 이 또한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한 순간, 한 번의 실수가 만들어낸 처참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개인적으로 J 님의 이전 남편에게 화가 나고요. 어쩌면 그런 무책임한 사람이 있습니까?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순간의 기분에 못이겨 아내와 자녀들을 뒤로 남겨둔 채 그렇게 떠날 수가 있습니까? 이 싯점에서 이전 남편과 연락할 수 있다면, 이 곳 형편과 처지를 말하고 다시 화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녀들을 생각하시더라도 이전 남편과 다시 함께 사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너무 딱딱한 교과서 같은 이야기를 하는군요.’ 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미 아이들의 방황이 시작되었어요. 엄마가 아무리 채워주려고 해도 엄마 혼자서 아이들에게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아빠만이 채워줄 수 있을 거예요. 어릴 때 아빠와 함께 뛰어놀던 기억들, 생일 날 아빠가 사준 선물들, 아빠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재롱떨던 추억들…이런 것들이 아빠의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남아, 아이들은 아빠가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릴거예요. 힘들지요, 힘들지만, 이전 남편과 다시 사세요. 그 길이 최선의 길로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