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다. 지리적으로 가장 인접한 나라이면서도 문화나 국민성에 있어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특히 교회 입장에서 양국을 보면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한국은 개신교 전파 120년만에 통계상으로 전국민의 25%가 기독교인이 됐으며 세계 제2의 선교대국으로 성장했다. 반면, 일본은 150년에 이른 현재 복음화율이 채 2%가 되지 않는다. 이런 수적인 차이 외에도 양국은 깊은 아픔의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일제의 한국 강점기, 일제는 기독교 말살을 제1의 목표로 삼고 1919년 제암리교회 등 수개에 이르는 교회에 방화하고 성도를 학살했으며 3.1 운동에 가담한 기독교인들 2천명을 박해하고 목회자 220여명을 감금, 고문했다. 기독교 파괴를 목적으로 신사참배를 강요하고 이에 거부하는 목회자와 성도를 협박, 수감, 고문하고 종국엔 순교에까지 이르게 했다.

양국 간의 깊은 역사적 앙금을 씻어 낼 방법이 있을까? 시카고에서 한인들이 일본인들의 교회 건축을 돕고 있어 화제다. 일본으로부터 박해와 고난을 받은 한국교회의 후손들이 미국에서 그 상처를 씻고 오히려 복음에 빚진 자로서 일본교회를 돕는 일이기에 더욱 뜻깊다. 시카고 지역 남침례회 한인교회들과 일본인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이것은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시카고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샴버그침례교회(김광섭 목사)가 이미 시카고일본인선교교회(유고 코바리 목사)에 예배당을 빌려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인교회가 새 성전 터를 매입하면서 한 차례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문제는 부지까지는 마련이 됐는데 실제로 건물을 건축하는 일이다. 유고 코바리 목사와 성도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직접 공사를 한다는 소식에 시카고 지역 한인교회들도 목회자와 성도들이 다 함께 나서기로 했다. 오는 8월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골프와 알링톤하이츠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새 성전터에 모여 같이 기도하고 공사를 돕는다. 이미 샴버그침례교회 성도들은 여기서 자원봉사를 해 본 경험이 있기에 이날 남침례회 한인교회들이 연합해 건축을 돕는 일이 좀더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을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는 미주남침례회한인일리노이협의회 관계자는 “이 역시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한인교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 주님이 기뻐하시는 이 일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