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중고 랩탑을 들고 이디오피아 단기선교를 떠났던 임기영 집사(성약장로교회)가 선교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박종국, 장은혜 선교사가 사역하는 Evangelical Theological College에서 9명의 신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치는 한편, 현지 아디스 아바바 대학을 방문해 크리스천교수들과 친분을 쌓아 선교 사업의 협력파트너로 삼는 일을 감당하고 왔다.

짧은 기간이지만 최빈국으로 꼽히는 에디오피아를 방문하며 겪었던 환경적, 영적 어려움을 토로한 임기영 집사는 그러나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시기에 그 사랑의 힘으로 용기를 얻어서 이 땅을 다시 방문하여서 현지의 신학교와 교회를 좀 더 잘 섬기기를 원한다”고 고백했다.

임 집사는 앞으로도 중고 랩탑과 넷북을 기증받아 현지 신학생들에게 전해줄 것이라면서 후원을 부탁했고, 할 일이 없어 거리를 배회하는 젊은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기술대학 설립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선교편지 전문

하나님을 사랑하는 형제 자매와 선교의 동역자 여러분들께 선교보고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후원과 기도덕분에 계획했던 일들을 잘 마치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지리적으로 아주 멀고 오지인 곳을 혼자 여행한다는 것이 무모한 일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저에게 용기를 주시고 또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는 감동을 주셔서 여행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일주일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이번 여행의 주된 목적은 현지 신학교에 중고 컴퓨터를 전하고 신학생들에게 컴퓨터 사용법의 기초를 가르치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관문은 가지고 간 컴퓨터가 공항의 세관을 통과할 때 세금을 물지 않는 것이었는데, 하나님께서 세관원의 마음을 감동시켜 주셔서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이 조그만 기적이 가능하도록 중보기도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강의할 과목에는 9명의 신학생이 등록을 하였고(사진 참조), 컴퓨터 랩에 있는10년 정도 된 컴퓨터 몇 대와 기증받은 랩탑을 이용하면서 5일 동안 강의를 하였습니다. 신학생들이지만 대부분이 컴퓨터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이어서 키보드와 마우스 사용법부터 가르쳐야 했지만 강의를 마치는 금요일에는 대부분이 워드 프로세서를 사용하여서 문서를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5일 동안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신학생들과 많이 친하여졌고 또 신학교의 학장님도 좋아하셔서 기쁨으로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것을 가능케 한 컴퓨터 기증자 여러분들과 도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강의에 참가했던 신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중고 컴퓨터를 기증받기를 원했지만 지리적인 그리고 기타 여건상 쉽게 그들의 요구에 응할 수 없는 현실이어서, 금번 사역이 일회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처음 현지에 도착해서 겪는 모든 것들은 낯설었고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몇 일은 새벽마다 무슬림과 이디오피아 정교회의 스피커를 통해서 들려오는 기도소리에 잠을 설치곤 하였습니다. 들려오는 소리가 제 영혼을 박박 긁는 소리와 같아서 괴로워했지만 선지자 다니엘이 포로지에서 굴하지 않고 기도했던 것을 생각해 내서 제가 열심히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제 영혼을 소생시켜 주시고 새 힘을 주셨습니다.

아디스 아바바는 해발 2400미터에 위치한 도시라 5분만 걸어도 숨이 가쁘고 머리가 아팠고, 또한 제가 머무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려서 마음을 울적하게 하기도 하였고 또 현지 음식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빵으로 몇 일을 버티기도 하였지만 하나님께서는 강한 용사와 같이 저와 함께 하셔서 (렘 20:6) 어려움을 이기게 하여 주셨습니다. 주말에는 장은혜 선교사님의 눈의 박테리아 감염이 악화되어서 치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느라 이리저리 뛰면서 선교사님이 케냐의 병원으로 후송이 되는데 약간의 도움을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새로운 것을 보게 하셨고 그들의 영혼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도제목들을 주셨습니다. 우리 두 선교사님이 오지의 악조건에서 분투하면서 사역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사랑하는 두 분이 오지에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기도 하였고, 눈에 균의 감염으로 고통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아파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아디스 아바바 대학의 800명의 교수 중 극소수중의 하나인 복음주의적인 교수님의 복음을 향한 열정과 현지에 기독교 대학 설립을 원하시는 열망을 통하여서 하나님의 이 땅을 향한 소망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SIM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면서 사귀었던 여러 명의 선교사님들과의 만남을 통하여서 주님을 위하여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장단기로 영어를 가르치시는 분, 신학교에서 가르치기 위하여서 언어훈련중인 분, 현직에서 은퇴하여서 지방에 머물면서 클리닉에서 일하시는 의사와 교수님 부부, 헬리콥터를 운영하면서 치료사역을 펼치고 있는 형제, 그리고 단기로 와서 아이들을 위한 스포츠 캠프를 운영하는 팀들 등 분야는 다르지만 참으로 다양한 모양으로 주님의 사랑을 현지에서 실천하는 모습들이 큰 도전과 감동이 되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사역을 마치고 비행기가 이디오피아를 이륙하면서 드디어 이 오지를 떠나게 되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내가 이 척박한 땅을 다시 방문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중의 하나이고 1인당 GNP가 $200인 나라. 수도에 치과대학이 하나도 없고 맥도날드가 없는 나라. 문맹률이 50%에 평균수명이 50세인 나라. 정부주도하의 봉건적이고 비효율적인 경제시스템에, 높은 인플레이션, 상식 이하의 세금정책을 운영하는 나라.

▲주일학교 어린이들.
하지만 이 모든 것 보다 저를 가장 가슴 아프게 했던 것은 어린 아이들이 돈이 없어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농업중심의 사회에 정부는 서민을 위한 직업을 충분히 창출하지 못하고 있고 부모는 학교에 들어가는 몇 푼 안 되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일 예배시간에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찬양을 하던 아이들이 생각이 납니다(사진 참조). 이 아이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는 날이 주님의 은혜로 빨리 오고 이들이 지도자가 되어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디오피아를 섬기는 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저는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시기에 그 사랑의 힘으로 용기를 얻어서 이 땅을 다시 방문하여서 현지의 신학교와 교회를 좀 더 잘 섬기기를 원합니다.

기도제목
1. 중고 랩탑 컴퓨터를 계속 수집하기를 원합니다. 우리에게는 용도가 떨어지는 물건이지만 현지에서는 평생재산이 되는 물건입니다. 현지방문자가 생길 때마다 몇 대씩 운반할 것입니다. 기증은 세금공제가 가능합니다.

2. 박종국, 장은혜선교사님이 추진하시는 기술대학 설립을 위해서 기도 부탁 드립니다. 할 일이 없어서 길거리를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직업학교의 설립이 필요합니다.

문의 (404) 880-6413, Email: ghiyoung@gmail.com, gim@ca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