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은 키르기스스탄 남부지역 민족분규 사태와 관련, 긴급구호 물자들을 공급하고 있다.

위생물품과 다량의 구호물자는 오쉬(Osh) 지역 임시대피소에 거주하는 4백여 가정에 전달됐고, 타지키스탄에서 육로로 운송되는 추가 물자들도 3백여 가정에 전달됐다.

세이브더칠드런 중앙아시아 윌 린치(Will Lynch)는 “원조 물자들이 도착하고 있고, 현지인들이 이를 공급받고 있으나 이번 위기상황을 넘기는 데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발표된 공식 수치보다는 상황이 좋지 않고, 수십만의 사람들은 피신하고 아동들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민족분규로 오쉬와 잘랄라바드(Jalal-Abad) 지역은 파괴되고 있고, 현재 40만여명이 집에서 쫓겨났다. 이들 중 대부분이 아동과 여성, 노인인 10만여명은 국경 너머 우즈베키스탄에서 난민이 됐다. 구호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아동이 15만여명이라 추산하고 있다.

특히 아동들의 피해상황은 심각하다. 오쉬 지역 아동들은 실어증을 경험하고 악몽에 시달리며, 충격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사람이 불에 타 죽는 모습, 사람을 칼로 찌르거나 안구가 튀어나온 모습 등을 목격했다. 여성과 여자 아이들이 성폭행 당하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도 있다.

이곳 한 소년은 “옆집에서 터지는 총성을 듣고 바로 가족들과 지하로 숨었는데, 그 지하에서 평생 살아야 하거나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13세의 한 소녀는 “우즈베키스탄 가정들과 피난민들을 위한 학교를 찾고 있는데, 곳곳에서 무장한 사람들을 봤고 싸우는 소리도 들었다”며 “제 키르기스계 친구들이 요즘 보이지 않는데,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홈페이지(www.sc.or.kr)에서 긴급구호 모금을 실시하고 있으며, 김노보 한국 회장이 곧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