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들라이온 인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동기요? 글쎄요…이 사업을 뭐라고 표현해야 될까요.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시작한 것 같아요.”

85번 고속도로를 따라 북쪽 149번 출구에 위치한 댄들라이온 인(Dandelion Inn) 대표 김재성 장로는 인(Inn)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뭐라 콕 집어내지 않았다. 이미 남미 볼리비아에서는 성공한 사업가로 아쉬울 것 없는 그가 몇 년 전 덜컥 둘루스에서 약 40분 가량 떨어진 커머스 시에 댄들라이온 인을 인수하고, 지금까지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서 손을 털지 못하는 이유를 ‘고집’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하나님 뜻’이 무엇인지 찾는 간절함이 진짜 이유인 듯하다.

민들레 씨가 날아가는 듯한 로고 안에는 ‘예수님의 사랑이 민들레 홑 씨처럼 멀리 멀리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댄들라이온 인에 관한 애착과 꿈, 그리고 비전을 들어봤다.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누가복음 2장 7절 말씀(첫 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을 보세요. 요셉과 마리아가 부자였다면 여관 주인이 자기 안방이라도 내주지 않았겠어요? 마구간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이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위치였다는 말이잖아요. 우리는 작은 교회, 작은 모임들이 부담 없이 와서 심신을 달래고 새로운 힘을 얻어가는 곳이 되고 싶습니다.”

사업적 관점에서 잘 모르는 분야를, 그것도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시작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큰 일이다. 역시나 댄들라이온 인을 인수하고 김재성 장로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볼리비아에서 하던 사업을 기준으로 생각했던 것이 오류였다. 남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인건비는 둘째고 관리가 엉망이던 이곳을 보수, 수리 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지금은 단정하게 정돈된 앞 마당과 산책로가 인을 둘러 싸고 있지만, 인수했을 당시만 해도 나무와 잡초가 우거져 이를 대충 정리하는 데만 9천불 가량이 들었다. 잘라낸 크고 작은 나무는 200여 그루나 된다. 지금도 지속적으로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데 특별히, 120개의 객실 중 50여 개를 수련회 숙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꾸고 있다.

▲댄들라이온 인을 시작하면서 사업 목표와 계획, 방향을 빽빽하게 적어 놓은 노트. 그 안에 대부분이 성경구절과 묵상한 말씀들이다.

인 앞에 내 건 가격은 방 하나에 39.99불이다. 시설에 비해 너무 싼 가격에 ‘바퀴 벌레 나오는 곳’정도를 예상하고 들어왔던 손님들이 다음날 아침이면 ‘Thank you’를 연발하며 감동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직원들 조차 너무 저렴하게 하면 안 된다고 반대하고 나섰지만, 서비스업의 본질은 ‘섬김’이라며 저렴한 가격에서 기대할 수 없는 편안하고 깨끗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김 장로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런 섬김의 정신을 이어 댄들라이온 인은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는’ 수련회 장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스몰비즈니스 하는 성도도 마음 편하게 올 수 있는 곳
2-3시간 떨어진 전문 수련회 장을 가자니 인원이 적고,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민자들의 삶이기 때문에 교회에서 수련회를 해도 가지 못하고 아쉬움을 달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댄들라이온 인은 한인 타운에서 40-50분 거리기 때문에 하루 일을 마치고 올라와 수련회에 참석하고 숙박을 한 뒤에 아침에 다시 내려가 일 할 수 있다. 또 2명이라도 수련회를 한다고 하면 수련회 가격(방 1개당 20불)으로 이용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거기에 깔끔하게 정리된 야외 풀장, 가족 단위부터 몇 십 명까지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그릴을 갖추고 있으며, 8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회의장에는 음향시설, 프로젝터가 구비돼 있어 예배를 드리기에도 적당하다. 회의장과 붙은 부엌에서는 자체적으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스토브와 냉장고, 씽크 시설이 마련돼 있다. 음식을 해 먹기 여의치 않다면, 댄들라이온 인과 계약된 캐더링 업체에서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배달 받을 수도 있다.

특별히, 청소년 수련회의 경우 대게 2-3명의 어른들이 생업을 내려놓고 풀타임으로 봉사해야 하는데 댄들라이온 인은 다운타운에서 멀지 않아 몇 명이 돌아가면서 봉사할 수 있다.

▲인 밖에는 넓은 마당과 수영장, 그릴, 산책로 등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물질’ 보다 ‘섬김’과 ‘경험’ 물려 주고 싶다
2000년 볼리비아에서 미국을 건너오며 자녀들에게 ‘유산은 없다’고 선포한 김재성 장로는 원래 양로원을 계획하고 있었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뉴욕, 뉴저지 쪽에 한인 노인들이 갈 마땅한 양로원이 없어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문화적으로 다른 일반 양로원에서 여생을 마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큰 딸이 사회복지를 전공해 마땅한 일이다 생각했다.

“네 자녀를 모아놓고 이야기 했죠. 양로원을 하려고 하는데 큰 딸이 사회복지를 전공했으니 경영을 좀 공부해서 운영해 보는 게 어떻겠니 했더니 그건 도저히 못하겠대요. 둘째는 외교관 되겠다고 하지, 셋째는 선교사 되겠다는 자기 고집이 있으니 넷째에게 그럼 네가 해라 했더니 하겠다 네요. 그때 마침 볼리비아에서 하던 사업을 거의 정리할 때였는데, 마지막에 매매 계약이 틀어져서 전 어쩔 수 없이 볼리비아에 남고 아내와 아이들은 미국에 살면서 이 꿈을 접게 됐어요.”

▲인 곳곳을 둘러보고 있는 김재성 장로 내외.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자녀들이 장성하고 미국에서 이만큼 아이들이 자랐으니 뭔가 세금 내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다른 사업을 구상하다 오래 전부터 호텔이나 모텔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아내의 이야기가 생각나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7년 비행기로 내려다본 애틀랜타는 활기차고 역동적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볼리비아로 가기 전 몇 시간 동안 애틀랜타를 둘러보고 지금의 댄들라이온 인 자리를 둘러본 김 장로는 ‘이곳이다’라는 생각에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내가 가진 계산기로 두드려보니 길이 다섯 개가 나와요. 그 중 하나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해 제쳐두고 나머지 네 개에 전력투구 해보지만 오히려 꼬이고 안되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택한 길, 그 마지막 길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시고 이끄시는 하나님 손길을 많이 느꼈습니다. 축복이 무엇일까요? 신앙이 성장하고 성숙하면 그게 바로 축복이고 다른 것들을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길을 가다 보면 또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깨닫게 하시는 축복이 있겠지요?(웃음)”

섬김의 경영, 목회자들 언제든지 와서 재충전 하는 곳 되길
여전히 적자지만 댄들라이온 인을 처음 인수할 때부터 김재성 장로가 세운 원칙이 있다. 바로 섬김의 경영이다. 이는 비단 고객들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해당된다. 처음부터 수익의 3%를 적립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기로 작정했고, 직원들을 가족처럼 챙긴다. 또한 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체크인을 하고 30분 안에 말 하면 환불을 보장한다.

“제가 한 번은 이유 없이 몸이 아픈 적이 있었어요. 식욕도 없고요. 병원도 다녔지만 특별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해 결단하고 신앙서적 두 세 권, 성경책 하나 들고 기후와 분위기가 좀 다른 지역에 호텔에 가서 이틀 동안 꼼짝을 안 했어요. 먹으러만 나왔고 텔레비전 코드도 뽑고 성경보고 기도했더니 거짓말처럼 나아지더라고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목사님들께서 오셔서 연말에 쉬면서 재충전 하시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물론 성도님들도 언제든지 부담 없이 오실 수 있습니다.”

▲39.99불에 제공되는 리모델링 된 방의 모습. 곳곳에 주인의 섬김과 정성이 배어있다.

댄들라이온인은 1 에이커의 넓은 마당이 있어 축구 등 야외활동이 가능하며 세미나 및 수련회를 위한 컨퍼런스룸, 컨티넨탈 아침식사 제공, 숲 속의 산책로,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또 바로 앞에는 대형 아울렛인 Tinger Outlet이 있고, 애틀랜타 드레그웨이 자동차 경주장도 인근이다. 방 1개당 39.99불이며 애틀랜타를 방문하는 선교사들에게 무료 숙박을 제공한다.

위치는 30747 Highway 441 S. Commerce, GA 30529 문의는 856-520-2100, www.dandelioninn.com dandelioninn@gmail.com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