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점차 증가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복음 전파의 필요성에 따라 남침례교(SBC)가 국제선교국(IMB)과 국내선교국인 북미선교국(NAMB)이 독립적으로 역할해 온 이래 처음으로, 이민자 집단이라는 새로운 선교 필드로의 동시 접근을 허용할 전망이다.

1,600만 회원 수의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SBC 내 두 부서는 지난 164년간 엄격한 역할 구분에 따라 각각 해외에서의 선교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의 전도사역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 5월 교단 부흥과 선교 활성화를 위한 대사명회복특별위원회(Great Commission Resurgence Task Force)가 NAMB의 고유한 필드였던 북미 지역을 IMB에 개방할 것을 제안하고, 두 부서가 이에 대한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15일부터 16일까지(현지 시각) 열리고 있는 연례 총회를 거쳐 이같은 방안이 곧 유효화될 것이라고 SBC측은 알렸다.

특별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SBC가 처음 창립됐을 때, 세계는 ‘해외(foreign)’와 ‘국내(home)’의 개념으로 쉽게 나뉘어질 수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교통 수단 및 통신 기술의 혁명과 이민, 난민화, 디아스포라 등 다양한 유형의 인구 이동으로 인해 세계가 북미 지역으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즉, 세방화(glocalization)가 이뤄지고 있는 오늘날에는 주로 해외 선교를 가리키는 ‘선교(mission)’와 국내적 개념으로 사용되는 ‘전도(evangelism)’의 구분은 이미 낡은 것이라는 최근의 선교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바야흐로 세계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게 됐으며, 밖에서 하는 일과 안에서 하는 일의 경직된 구분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는 복음이 한 번도 전해지지 않은 200여 개의 이민자 집단이 존재하며, 비공식적으로 1,100만에서 1,300만 명 정도의 이민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런 반면, 올해 3월 SBC 총회 집계에 따르면 NAMB 산하에서 미국 내 이민자들을 위해 사역하는 선교사와 교회 개척 전문가는 3,800명이며, 전체 이민자 수의 25% 가량만이 이들의 접근 아래 있다.

특별위원회는 “우리가 선교사를 보내는 국가 수보다 더 많은 인구 집단이 이미 국내로 들어와 있다”며 “이는 새롭게 떠오르는 선교 필드”라고 언급했다.

한편, 특별위원회는 이번 결정이 이민자 사역에 있어 NAMB의 노력이나 능력 부족에 기인한 것이 아니며, 다만 북미 지역 내 유입된 다양한 외국 문화와 언어권 사람들을 대상으로 IMB의 전문적인 인력과, 지식,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인 사역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임을 강조했다.

또, 동일한 선교 필드에서 두 부서가 함께 활동함으로써 불필요한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복음을 전파하는 데 있어서 그 같은 일은 없다”며 “두 부서 또한 이에 대해 동의했으며, 비록 많은 검토가 요구되겠지만 이들 간의 협력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