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AM3:05
담임 목사님이신 양광호 목사님과 박성국 전도사, 양지인 전도사, Andrew Park, 양지영, 김미남 이번 미션 트립을 떠나는 페어팩스 한인교회 청년과 사역사들은 교회에 모여 모든 물품을 점검 하고 교회를 떠나기 전 하나님께 우리의 미션을 맡겨드리며 기도하고 공항으로 떠났다.

워싱턴 Dulles 공항에서 6시 비행기를 탄 우리 미션 팀은 마이애미 공항에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도미니카 산토 도밍고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산토 토밍고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우리의 생각은 의외였다.
한 나라의 수도라서 그런지 우리가 바라본 산토 도밍고 공항은 굉장히 깨끗하고 발전되어있는 모습의 도시였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우리는 우리의 눈 앞에 벌어질 일들을 상상하지 못 한체 숙소로 향했다.

첫날 일정은 비교적 간단했다.
현지 사정상 해가 지면 야외 활동이 너무 위험하기에 우리는 첫날 도착하여 내일부터 필요한 간단한 몇 가지의 물품을 사고 바로 숙소로 돌아가 내일 미션에 필요한 물건들을 나누었다.

당초 계획은 우리가 한 곳의 바떼이(사탕수수 농장의 일꾼들)지역에 미션을 하기로 되어있었지만 현지 사정으로 급하게 두 곳에서 미션을 해야 했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이랴.’
우리의 안전한 비행과 앞으로 우리의 미션을 기대하며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본격적인 미션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하며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본격적으로 미션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첫 번째 방문지인 바떼이 지역을 가기 전 아이들에게 줄 점심을 만들어 주었다.

점심은 비교적 간단했다.
식빵에 피넛버터와 젤리를 발라 주면 아이들은 그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일년에 한번 단 것을 먹어 볼까 말까 한 아이들.
요즘 미국과 한국에 아이들은 왠 만한 것은 맛있어 하지도 않는다. 너무 먹을 것이 많고 풍족하기에 먹을 것에 감사해 하는 마음들도 많이 사라진 듯하다.
하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그런 순수함을 아직 갖고 있는 듯 했다.
모든 점심을 준비하고 현지 통역자인 Hose Michel을 태우고 바떼이 지역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사탕수수밭을 40분 가량 지나 우리가 방문한 곳은 마가리따 라는 지역이었다.

마가리따 교회에는 200~250명 가량의 바떼이 들이 거주하는 듯 보였다.
사람들의 생활의 모습은 생각 이상이었다.
다행히 얼마 전 시멘트로 벽을 지어 주어 그나마 집의 모습들이 형체를 갖추고는 있었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 것과 비교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아주 오래 전 한국의 판자집 혹은 광산촌의 광부집보다도 못한 상황이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 30분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우리는 또 한번 놀랐다.

우리 일행 중에 현지 선교사님(한요한 선교사)의 아들이 선교사(한명진 선교사)로 헌신을 하고 현지에서 간단한 의료 봉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할 것들을 준비하는 동안 한명진 선교사님은 아이들의 발을 치료해주고 있었다.
한 아이를 치료하던 선교사님이 급히 우리를 찾아 도와 달라고 했고, 양지인 전도사님이 도와주기 위해 뒤쪽으로 갔다.
잠시 후 우리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모든 것을 시작하기 전 먼저 하나님께 기도하고 시작 하기 위해 교회 건물 밖으로 나갔다.
다 함께 기도를 하고 기도 제목을 이야기 하던 중 양지인 전도사님이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 했다.

방금 발을 다쳐 도와 주었던 그 아이..
그 아이는 발 가락에 작은 상처가 있었는데 그것을 똑바로 치료하지 못하고 간단한 소염제 정도를 먹지 못해 발가락이 썼었고, 더운 날씨에 썩어가는 발가락은 온갖 벌레들을 불러 들여 벌레들이 알을 낳고, 그 안에 구더기들이 기어다니고있다고..
어쩌면 그 아이는 발가락을 잘라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우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번 하나님께 기도했다.
‘주님 이곳에 저희를 인도하신 주님께서 이곳을 주의 영으로 덮어주시옵소서.’

기도를 마치고 아이들과 찬양을 하고 예배를 드리며 아이들에게 또 한번 깜짝 놀랐다.
아이들은 우리가 그 동안 미국이나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마가리따 교회는 선교사님이 가장 많은 기도와 시간과 공을 들이시며 현지 사역의 전초기지로 삼으시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현지 통역자가 통역을 하고 나면, 혹은 기도를 하고 나면 뜨거운 목소리로 아멘을 외쳤다.
요즘 교회들에서는 볼 수 없는 뜨거움의 아멘 소리.
‘아멘! 아멘! 아멘!’
아이들의 아멘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의 가슴은 뭉클했다.
‘이곳에 정말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겠구나. 이곳에 하나님의 영을 통한 수 많은 변화들이 있겠구나, 이 곳은 희망이 넘치는 곳이다.’

우리는 기쁨으로 미션을 감당해 나갔다.
예배를 드리고 우리가 준비해온 피넛 버터와 젤리를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선교사님의 말대로 아이들은 정말 좋아하였다.
현지의 아이들은 아직 사회성이 떨어져 나와서 받아가라고 할 경우 뒤에서 또 서고 자기는 못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으라고 하고 우리가 직접 한 명씩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은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자리에서 엉덩이가 들썩 들썩, 혹여나 자기를 그냥 지나갈까 부르고 손을 내밀고 난리 법석이었다.

빵 하나, 음료수 한잔.
이것이 그 곳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커다란 기쁨이었다.
심지어 점심시간이 되면 어른들까지 몰려 들어 자신도 달라고 난리를 피웠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미국에서 준비해간 만들기를 했다.
만들기를 하면서 우리는 이상한 점이 한가지 있었다.
우리의 만들기는 나무 스틱과 풀을 가지고 연결하여 붙여서 자신이 만들고 싶은 물건을 만드는 것으로 비교적 간단하고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것이 었다.
신기한 것은 만들기가 끝나고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들을 보면서 였다.
아이들의 작품들은 아주 간단했다.
별 혹은 집.

아이들은 하나같이 별, 집을 만들었다. 누가 별이나 집을 만들라고 하지도 않았고, 그것을 보여 주지도 않았다. 사역의 마지막 날 현지의 통역인 마이클에게 물었을 때 마이클은 아이들이 보고 자라는 것이 자연과 자신의 삶의 터전이 전부이기에 그들의 머릿속의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별, 그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집, 그들이 원하는 깨끗한 집을 생각하며 그러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한마디로 그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의 한계는 별과 집 뿐인 것이었다.
그렇게 만들기를 마치고 우리는 미리 준비해온 쓰레기 봉투를 선생님들이 나누어 강단 앞에 섰다.

미션을 떠나기 전 담임목사님께서 현지에서 해야 하는 것에 대해 한요한 선교사님 부탁 받은 것이 두 가지가 있다고 말씀하셨었다.
한 가지는 아이들에게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가르치고, 쓰레기를 줍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이를 닦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준비해서 하루에 한 가지씩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쓰레기 봉투를 나누어 들고 먼저 교회를 치웠다.
교회 안을 치우고 교회 주변을 돌며 교회 주변을 치웠다.
아이들은 열심히 쓰레기를 주웠다. 너무 열심히 주워서 서로 자기가 많이 줍고 싶어 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나뭇가지와 쓰레기를 합쳐서 한 뭉텅이를 가져 오기도 했다.
그렇게 첫날 우리의 미션은 마무리 되었다.
10시 반부터 3시반 까지 5시간의 미션이었다.
시작 전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하루가 지나고 나니 생각이 완전 바뀌었다.

공항에 내렸을 때는 날씨가 그렇게 더운 줄 몰랐는데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은근히 몸이 지쳐가는 것이 느껴졌다.
거기에 현지 사정이 너무 열악해서 야간에는 너무 위험하기에 우리의 일정을 4시 이전에 맞추는 것으로 계획한 것이 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세밀하고 작은 부분 까지 우리의 수준과 상황을 아시고 하나님께서 준비하셨다는 마음이 들어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모든 것을 예비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다시 한번 감사 드렸다.

셋 째날
우리는 첫날 미션을 했던 마가리따 교회를 다시 찾았다.
셋 째날 우리는 새로운 사실을 한 가지 알 수 있었다.
교회에 들어가서 보니 아이들이 전날에 비해 반도 안 되는 수 뿐이 없었다.
선교사님 말씀이 아이들이 학교를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의외였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이곳에는 학교가 없었다. 그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사탕 밭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선교사님 말씀이 이 곳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학교가 있다고 했다.

바떼이들은 엄연히 따지면 노예는 아니다.
사탕수수 밭은 주인이 따로 있다. 그들은 바떼이들에게 일을 시키고 대가를 지불하기는 한다.
그 대가는 하루 7시간 노동에 $2.50. 이것이 그들이 받는 노동의 대가이다.
그 동안은 여행의 자유도 없었고, 학교도 의료 시설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바떼이들의 존재가 알려 진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여행의 자유를 통제한 것은 이들이 다른 곳에 가서 이들의 존재를 알리거나 많은 문명을 보는 것을 사탕수수밭의 주인들이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이 아주 오래 전 아이티에서 넘어온 사람들이기에 신분이 불분명하다는 것을 빌미로 계약을 하고 여행의 제약을 두었다고 한다.
이 사람들은 10년 20년 전 에 이곳에 와서 일하는 것이 하니라 몇대 전부터 이곳에 와서 일을 하는 조상들이 있었고 자연히 자손들은 계속 그 계약이 유효해 지면서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나마 몇 해전 UN에서 이 사실을 알고 도미니카 정부에 지원과 압박을 계속 가함에 따라 지금은 규모가 큰 바떼이 지역에는 간략한 학교 시설을 갖추어 주었고, 병원도 지어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 시설은 비교적 자리를 잡고 돌아가는 반면 병원은 아무 것도 없는 건물 뿐인 병원이라고 한다.

11시가 조금 넘자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첫날과는 조금 시간을 바꾸어 먼저 식사를 하고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어제의 경험으로 셋 째날은 조금 더 많은 빵을 준비해 갔었다.
하지만 문제는 빵을 더 준비해갔더니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유롭게 빵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어른들까지 딱 알맞은 양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한 지혜와 인도하심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셋째 날은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로웠다.
어제 처럼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며 쓰레기를 줍고 한 가지를 더 가르쳐 주었다.
바로 이를 닦는 법이다.
이미 교회를 떠나기 전 준비해온 100개의 치약과 칫솔을 다 선물 가방에 담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것을 나누어만 주고 끝날 우리 페어팩스 한인교회 청년들이 아니었다.
양지인 전도사님이 직접 아이들 앞에서 이들 닦는 시범을 보여 주었다.
칫솔에 치약을 바르고 입안에 넣고 양쪽을 20번씩 닦으라고 이야기 하고 직접 시범을 보여 주었다.
아이들은 난생 처음 보는 이를 닦는 장면을 너무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이를 닦고, 물로 헹구는 것 까지 하나하나 다 알려주고 우리는 마가리따 교회 가족들과 작별을 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틀이라는 시간 동안 하나님 안에서 우리와 그들은 이미 한 가족이었다.
셋 째날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다음날 방문할 교회를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정리하고 각자의 방에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넷 째날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 방문하는 교회의 아이들을 위해 어제와 같이 피넛 버터와 젤리를 빵에 바르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빵을 나누어 주면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우리들이 미국과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먹는 음식에 비하면 이 아이들이 먹는 음식은 비교 할 수도 없는 것들이었다.
우리는 너무 풍족하고 여유로운 환경 속에서 조금은 잘못된 음식 문화를 갖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가리따교회를 통해 현지 아이들과 두번의 방문을 해서 인지 음식을 준비하면서 조금은 미안한 마음도, 그리고 우리의 삶의 모습에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갔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위해 준비하는 그 모든 시간들이 체력적으로는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기쁨이 넘치는 마음으로 모든 시간을 준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마가리따 교회에서 느꼈던 감동과 기쁨을 가슴에 안고 두 번째 교회에 방문하였다.

이번에 방문한 교회는 비교적 좋은 환경이라고 했다.
마가리따 교회와 같이 사탕수수밭의 바떼이들이지만 이곳은 마을 입구까지 아스팔트가 깔려 있고,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이들에게는 비교적 좋은 교회 건물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전날 방문했던 마가리따 교회의 사정을 통해 현지의 상황을 이해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들으면서도 우리는 그다지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선교사님의 차와 우리가 렌트 한 차에 각각 나누어 타고 교회로 출발했다.
마가리따교회를 갈 때와는 다르게 교회에는 빠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어귀에 도착해 마을로 들어가면서 우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상황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들을 하며 바떼이들의 삶이 너무 안타깝다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때 우리들의 눈앞에 놀라운 건물 하나가 보였다.
바떼이들이 사는 모든 건물은 시멘트로 되어있다.
아주 간단하게 그저 벽만 있을 뿐 창문이 달려있지도 않고, 문이 있지도 않다.
하지만 마을 중앙에 위치한 한 건물은 현대식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창문도 있고, 문도 달려 있었다.
그 곳이 바로 이 마을에 하나 뿐인 현대식 건물이자, 하나님께 예배하는 교회였다.
우리는 다들 놀라며 차에서 짐을 내리고 교회 안으로 들어섰다.
그 곳에서 우리는 우리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강단에는 음향시설이, 천장에는 Fan이 달려있었다.
음향시설은 마이크는 물론이고 믹서에 스피커 심지어는 키보드까지 구비되어있었다.
선교사님께 어떻게 어제 방문했던 마가리따 교회와 이곳의 사정이 이렇게 다른지 묻자 선교사님께서 이곳의 교회는 NGO단체에서 기금을 후원하여 지어주었다고 하셨다.

우리가 도미니카에 방문할 때에는 두 가지 큰 목적을 갖고 있었다.
첫 째는 우리 미션 팀이 현지에 있는 바떼이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고,
둘 째는 우리교회가 도미니카에 지을 선교센터를 방문하고 그 땅을 향해 기도하는 것이었다.
처음 교회에서 도미니카의 바떼이들을 선교하고 후원하는 것을 위해 기도하며 바떼이 지역에 교회를 세우기로 했었다.
하지만 현지 상황에 밝은 한요한 선교사님과 우리 교회의 양광호 목사님은 더 큰 것을 꿈꾸시며 바떼이 지역이 아닌 산 베드로 지역에 선교 센터를 짖기로 결정하였었다.
현지의 교회를 보며 우리의 결정이 우리의 결정이 아닌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과 인도하심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바떼이 지역에는 교회들 뿐 아니라 많은 NGO단체들이 후원을 한다고 한다.
바떼이 들의 삶의 모습이 국제 사회에 알려지면서UN에서는 직접 개입을 하기 시작했고, 지원도 넉넉히 보내 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많은 관료들이 부패한 관계로 자기들의 배를 불리기에 급급하다 보니 정작 바떼이 지역에 까지 후원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결국 NGO단체들이 마을을 방문하거나 정부를 통하지 않은 직접적인 후원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현지에 건물을 지어주었다는 것이다.
한요한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듣기 전 까지 우리교회가 세우려는 비젼센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잘 알지 못했다.
비젼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였다.
비젼센터가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삶은 쉽게 변화 되지 않는다.
우리가 수많은 것들로 물자를 후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 갈 차세대를 양육하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상황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후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아가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세대에게 새로운 많은 기회를 부여해 주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전해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바떼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현지의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 보니 우리는 우리의 두 번째 목적을 잠시 잊고 있었다.
현지의 교회를 통해 우리는 이곳에 많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또 수 많은 역사들을 이루어 나가실 것이라는 기대감에 우리는 발걸음이 더욱더 가벼워졌다.
우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준비한 모든 것들을 시작하기 전 모여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우리가 준비한 순서들을 하나하나 진행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의아한 것은 마가리따 교회보다 더 좋은 시설과 형편 속에 있었지만 우리는 오히려 이 곳에서 조금씩 더 지쳐 가고 있었다.
마가리따 교회에 비해 아이들이 많이 어리다 보니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있었고, 결정적인 문제는 우리가 조금 나태해졌다는 것이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었을 때 우리는 다시 모여 이야기를 하고 한번 더 기도를 했다.
‘우리가 좋은 시설과 환경을 보며 처음에 갖고 있었던 그 마음이 조금은 흐려진 것 같습니다.
주님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전하게 해주시고, 아버지께서 저희와 함께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다시 기도를 하고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아이들과 찬양을 하며 아이들에게 우리가 전해 줄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최선을 다해 전해주었다.

찬양을 하고 말씀을 듣고, 식사를 하고, 만들기를 하고, 순서를 하나하나 진행 하다 보니 어느덧 모든 시간이 지나고 이제 청소를 가르쳐 줄 차례였다.
처음 마가리따 교회에서 아이들에게 청소를 가르쳐 줄 때만 하더라고 어색하고 잘하지 못하는 Spainish에 조금은 힘들었지만 3일이 지나고 나니 어느덧 우리는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아이들에게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것들을 전할 수 있었다.
청소의 방법은 간단했다. 선생님들이 봉투를 하나씩 들고 앞뒤에 서있으면 아이들이 와서 그 봉투를 가득 채우고 나면 청소가 끝나는 것이었다.
교회건물 안을 청소하며 아이들은 서로가 더 많은 쓰레기를 줍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심지어 몇몇 엉뚱한 아이들은 밖에 있는 오물을 한 뭉텅이 모아 교회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기도 했다.
엉뚱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순수하기도 한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 우리는 다같이 한바탕 웃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고 이제 하루만을 남기며 우리는 숙소로 향했다.
모두들 전날에 비해 체력소모가 컸던 탓에 다들 너무 많이 지쳐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을 전하기 위해 온 하나님의 사람들이 아니던가! 우리는 조금 휴식을 취하곤 다시 모여 내일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옷가지들을 정리했다.
미국에서 이곳에 올 때 많은 선물을 준비해 왔었다. 그 중에 교회에서 모아두었던 옷들도 갖고 왔었다.
아이들의 옷을 남자 여자아이들의 옷으로 분리하고, 다시 사이즈에 따라 L, M, S 로 나누어 정리를 하고 가방에 넣었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신 시간은 하루 뿐이었다.

다섯 째날
우리가 아이들에게 복음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날은 하루 뿐이, 아니 몇 시간 뿐이 남지 않았다.
모두가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었지만, 다들 하나님께 모든 것을 의지 하며 마지막 날을 감당하기로 기도하고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과의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아이들과 만났던 지난 3일의 일정들은 시간이 너무 천천히 흐른다고 느꼈었는데..
더 이상 주어진 시간이 없는 우리에게 마지막 날은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모든 일정이 시간을 맞추어 톱니바퀴처럼 착착 진행되어갔다.
모든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우리가 준비해온 옷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작은 남자 아이부터 각자에게 한 벌씩의 옷을 나누어 주었다.
각자의 개성이 있기에 아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색이 있으면 이야기 하고 바꾸어 달라고 하기도 했다. 각자가 원하는 옷을 받을 수 있게 바꾸고 또 바꾸고 나누어 준 후 여자 옷이 조금 남아있었다.
우리가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 이기에 우리는 그 것을 모두 교회의 사모님에게 전해 주었다.
사모님께서 가장 그곳의 사정을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고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어 달라고 이야기 하고는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문제가 터졌다.
문제는 옷을 전해주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다 사모님에게 달려들어 자기에게 달라고 사모님을 둘러 싸기 시작했다.
우리는 처음에 무슨 상황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해하며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멀리서 상황을 지켜 보시던 한 선교사님께서 옷 가방을 다시 차에 실으라고 하셨다.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그 순간 양지영 전도사님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우리 모두 가슴이 아팠다. 그들을 위한 선물을 다시 가져가기가 너무 미안하고 속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선교사님께서는 상황을 설명해 주셨다.
선교사님께서는 다른 의미에서 옷을 차에 실으신 것이 아니라 그 남은 옷을 우리가 처음에 방문했던 마가리따 교회에 전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 다음 이야기였다.
우리는 보통 이들의 상황을 생각지 못하고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려니 하고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은 우리의 생각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교회의 사모님은 교인들을 사랑하고 교인들을 위해 기도하며 사랑을 나누어 주는 분이시지만 바떼이들의 사정은 조금 달랐다.
사모님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신앙인으로서의 성숙이 크게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가 물건을 주고 가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가족, 혹은 몇몇 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정작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나누어 주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우리는 상황이 이해가 되어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현지의 상황이 안타까웠다.
얼마나 열악하고 부족하기에 사람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며 우리는 우리의 미션에 함께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우리는 6일의 시간을 도미니카에서 보냈다.
그리고 그중 4일을 현지의 바떼이 들과 함께 보냈다.
4일이라는 시간이 우리에게 준 것은 굉장히 강렬하고 커다란 것이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의 손안에 벌써 많은 것을 쥐고 있으면서 더 많은 것을 쥐려고 한다. 손 밖의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손 안의 세상만을 바라보며 언제나 부족하다고 말한다. 더 필요하고 더 채우려 한다.
이제는 손 밖의 세상을 돌아볼 때인 것 같다.
아주 오래 전 수 많은 선교사님들이 한국 땅을 복음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희생하셨다.
아주 오래 전 수 많은 믿음의 선조들이 믿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희생했다.
아주 오래 전 우리의 이민 1세대들은 다음세대를 위해 힘들고 어려운 모든 것을 이겨냈다.
우리는 이미 손 안에 많은 것을 갖고 있다.
하나님의 자녀 되는 은혜를 입었고, 복음을 접했다.
그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것을 행복한 가정도 있다.
멋진 집도 있고, 좋은 자동차도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아주 작은 것을 꿈꾸며 살아간다.
빵과 피넛버터, 젤리, 집.

손 밖의 세상으로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우리들이 되길 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