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시 소샹구베 지역에 빈민촌 어린이들을 위한 천연잔디 축구장이 한국의 도움으로 세워졌다.

이 축구장은 기아봉사단원인 임흥세 감독이 이끄는 남아공 유소년 축구팀을 위해 하나은행과 홍명보장학재단이 건립했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과 홍명보장학재단은 1억 4천만원을 건립기금으로 조성, 지난 3월 기아대책에 기부했다.

9일(현지시각) 홍명보 감독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하나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축구장(Hana Bank-HMB Dream Stadium) 완공 축하행사가 열렸다.

임흥세 감독은 “남아공에서 월드컵이 열리지만, 정작 빈민촌 사람들은 TV가 없어 구경도 못하는 게 이곳의 현실”이라며 “이번에 건립된 축구장이야말로 월드컵의 정신이자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아봉사단원으로 남아공에 파견된 임흥세 감독은 김주성과 홍명보 등 스타들을 키워내며 한국 축구발전에 기여한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6년 1월 남아공에 건너가 행정 수도인 프리토리아시 외곽의 쇼상구베 지역과 빈민촌 마을 이퀴지레템바에서 술과 마약에 찌들고 에이즈에 걸려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모아 축구교실을 운영하며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임 감독의 노력으로 지금은 축구교실이 30여곳으로 늘었으며, 그는 비행청소년들을 위한 ‘재활리그’와 에이즈아동 축구단 등 4년여간 5천명 넘는 아이들을 지도했다. 그의 축구 인생과 봉사활동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이퀴젤레템바: 희망의 벌(bee)>이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월드컵 첫 경기인 한국 대 그리스 전이 열리는 오는 12일 오후 5시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이 영화 시사회와 함께 남아공 유소년축구팀을 돕기 위한 응원전이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