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이 대학에 가면서 90%이상 교회를 떠나는 ‘조용한 탈출(Silent Exodus)’의 일환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자명하다. 대학입학 전 청소년기에 신앙의 기반을 확고히 하면 된다. 이 사실을 누가 모를까? 하지만 견고한 신앙은 교회에서 훌륭한 청소년 사역자를 청빙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교회에서 일주일에 한 두번의 신앙훈련이 열매맺기 위해서는 가정의 신앙교육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지난 한 달간 ‘애틀랜타 지역 가정과 청소년 신앙의 건강도 및 관계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4개 한인교회, 청소년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쳤다. 연령층은 6학년에서 12학년까지 다양했으며 남자학생 56명, 여자학생 44명이 참여했다.

질문은 ▷가정의 성경교육 ▷부모님과의 관계 ▷고민거리 ▷교회 생활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조사결과, 한국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전체의 34%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응답자 중 6명 만이 부모님이 별거 중이거나 이혼했다고 답했으며, 맞벌이 부부는 71%, 한 쪽만 일하는 경우가 22%, 무응답이 7%였다.

다음은 조사결과.

# 교회 다니는 한인가정은 신앙적이다? 글쎄...

조사결과, 가정 내에서 신앙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가정은 전체의 82%.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치였지만 그 빈도수에 차이를 보였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가정에서 성경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매일”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전체의 12%, “적어도 일주일에 2~3번”은 26%,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16%, “한 달에 한번”은 22%를 차지했으며, “들어본 적 없다”는 응답도 16%를 차지했다(무응답 8명).

또한 아버지나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58%가 그렇다고 답했고, 35%가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기도할 것이라고 믿는다, 9%는 기도하지 않는다 고 응답했다. 설문 참여 청소년 중 77%가 부모님이 혹은 어머니나 아버지가 기독교인이며 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조사결과, 신앙적인 대화와 기도를 하는 가정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높은 수치를 보이며 바이블벨트 남부 도시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섣부른 안심은 금물이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부모님과의 대화시간이 일주일에 1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는 사실을 미루어 볼 때, 신앙적인 대화의 정도와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가끔”이뤄지는 신앙의 대화가 그들의 신앙을 “확립” 시켜주고 있는 지는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대화하는 시간, 1시간 미만 多… 대화내용 “성적 아니면 밥 먹었니?”

일주일에 부모님과 얼마나 대화하는가? 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1%가 1시간 미만이라고 답했으며, 이 중 20분 이하로 대화한다는 이도 전체의 9%를 차지했다. 이외 1시간 이상 대화한다는 이들은 37%, 전혀 대화하지 않는다는 이도 1%, 기타 응답 및 무응답이 11%를 차지했다. 일주일을 통틀어 1시간의 대화는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응답자 부모의 71%가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러나 대화 내용에서는 성적과 식사 같은 간단한 대화를 꼽은 학생이 많았다.

부모님과의 대화 주제는 주로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45명이 “성적”을 꼽았으며, 25명이 밥 먹었니 같은 간단한 대화, 20명이 친구관계, 이외 신앙을 꼽은 이들은 14명에 그쳤다(복수응답자 15명). 한편 전혀 대화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도 7명이나 됐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지게 한다. 조승희 사건의 비극을 아직 기억한다면, 소통하지 못하는 한 영혼이라도 붙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할 것이다.

얼마나 자주 외로움을 느끼는가? 라는 질문에 “매일”이 4%, “꽤 자주” 10%, “때때로”가 27%을 차지했다. 이외 아주 가끔이라는 응답이 34명, 전혀 외롭지 않다고 응답한 경우도 11명을 차지했으며, 노코멘트 한 학생이 14명에 달했다.

왕따를 당해본 경험이 있나? 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절반 가량이 그렇다고 답했다. 또 친한 친구가 몇 명인가 라는 질문에는 아무도 없다가 2%, 1~2명이 14%, 3~5명이 29%, 6명에서 9명 15%, 10명 이상 29%를 차지했다.

#청소년들 “이해하고 믿어줄 때” 사랑 느낀다

언제 부모님께 가장 사랑받는다고 느끼는가? 라는 질문에 “나를 이해하고 믿어줄 때(When they understand me and trust me)가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편 1위인 이해하고 믿어줄 때 보다 사랑한다고 말할 때가 15%로 상대적으로 적었고,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말씀으로 상담해 줄 때 14%, 나쁜 성적을 받아도 혼내지 않을 때와 원하는 것을 사줄 때가 각각 4%를 차지했다.

기타 응답으로는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볼 때, 부모님의 사랑을 주제로 한 설교말씀을 들을 때, 함께 웃을 때, 함께 시간을 보낼 때” 등이 있었지만, “좋은 성적을 받았거나 뭔가 잘했을 때, 부모님이 나에게 소리 칠 때”라는 응답도 있었다.

가장 민감한 청소년 시기의 가정, 그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설문 결과, 100명의 애틀랜타 한인이민가정 중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가정이 많았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대화의 시간이 길지 않다는 점, 대화의 주요 주제가 성적이나 간단한 대화였다는 점에서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조사 결과를 산출한 이후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에 눈길이 가는 것은 기자 뿐일까? 비록 소수였지만 부모님과 전혀 대화하지 않는 아이, 부모님이 소리를 지를 때 사랑을 느낀다는 응답 등은 익명의 청소년이 겪고 있을 말 못할 아픔을 뼈저리게 다가오게 만들었다.

조사 참여대상의 연령대가 다양하고, 100명이라는 제한적인 숫자였기 때문에 이 설문조사의 결과가 애틀랜타 한인 청소년 전체를 대표한다고 단언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어느 정도의 대표성을 갖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또 일주일에 1시간 미만 대화가 51%를 차지한다는 것은 애틀랜타 이민사회도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부족 현상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이대로 한인교회가 이민가정의 고질적 문제인 대화부족 현상에 대해 침묵하거나, 소수의 신음하는 영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부모와의 대화 없이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 한 영혼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결코 실현할 수 없을 것이다.

<애틀랜타 한인 청소년의 교회생활과 신앙 편>은 차후에 게재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