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은 이민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도 이 같은 논쟁이 뜨겁다.

피닉스에 거주하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생후 15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생명을 건 여정을 선택한 마리아나(19세)씨는 이틀 간 꼬박 사막을 건너 멕시코 경계선에 다다랐다. 이후 경찰에 붙잡혀 산주안바스코 이민자 쉘터에서 잠을 청하는 그녀를 발견한 로라 람비쿠 씨(25세).

람비쿠 씨는 “생명을 걸고 경계선을 넘어 온 절박함이 느껴져 가슴이 아팠다”고 말하면서 “기독교인으로 이들을 반기고, 이민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연합감리교단 지 보도에 따르면 신앙단체들은 이민자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유독 밀레니얼 세대(일명 Y세대, 1970년~2000년대 태어난 세대)들의 이민자 지지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즈와 CBS 뉴스가 공동 주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이민을 줄여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5세에 64세 사이 41%로 가장 높았으며, 64세 이상 미국인들의 36%가 미국 이민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했다. 반면 45세 이하 젊은 세대는 24%만이 이민 감소에 찬성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밀리니얼 세대의 특성도 이 같은 이민자 지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퓨리서치센터는 현 10대와 20대는 종교의 다양성에 대해 관대하며, 다문화가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말하면서 “역사적으로 어떤 시대의 젊은 이보다 윤리적, 인종적인 다양성을 추구하는 집단”이라 명명했다. 퓨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13세에서 29세 사이의 인종 별 인구구성은 다음과 같다. ▷히스패닉 18.5% ▷흑인 14.2% ▷아시안 4.3% ▷혼혈계 및 기타 3.2% ▷백인 59.8%. 다양한 민족과 어울리며 학교생활을 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배워온 세대라는 분석이다.

기독교인들도 이 같은 이민법안에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는 입장이다.

▲낡은 신발 한짝과 십자가는 멕시코 경계선에 위치한 사막을 건너다 사망한 어린이를 기리는 흔적이다.ⓒUMNS
애리조나 투산 보더스링크스(Borders Links)에서 일하는 마지 알트 두엘(25세) 씨는 “나는 믿음의 사람으로서 이민개혁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이것은 교회와 가정에서 배워온 나의 가치관의 표현이며, 인권존중, 사회정의, 생명의 가치와 하나님의 사랑으로 창조된 동일한 인간이라는 가치관으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했다. 보더스링크스는 멕시코 경계선 근처에에서 이민 관련 교육을 하고 있는 단체다.

알트 두엘 씨는 이민법안개혁을 지지하는 한 인권단체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한 청년사역자 글랜 심슨 씨도 이민자를 향한 “미움과 부정(hate and negativity)”을 보면서, “혼란스럽고 가슴이 아팠다(Confusing and hurtful)”고 말했다. 그는 “이민을 통해 가족들이 헤어지고, 인권 학대를 겪는 소름 끼치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이웃을 사랑해야 할 뿐 아니라, 압제자들을 섬기고, 이민자들의 종의 되어야 한다는 부르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신의 부모님 역시 1986년 사면정책으로 영주권을 얻게 됐다고 밝힌 잭퀼린 세라토(22세)씨는 “이민은 우리 가정이 미국에서 정착하게 한 도구와도 같다. 나는 희망의 줄을 걷고 있는 다른 가정들을 동정하고, 옹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라틴아메리카 및 스패니쉬 학과를 졸업한 세라토 씨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리스천이며, 우리 지역교회들도 이에 대한 영적 책임감을 느끼고, 사회적인 치유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밀레니얼세대 특징인 ‘다양성’은 정치견해에서도 드러난다.

캔터키주 리우드에 위치한 레저렉션연합감리교회 멤버인 벤 심슨(29세)씨는 “기독교인이 나그네를 영접하라고 부름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이민개혁안 지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입장은 좀 더 광범위하고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며, 신학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현명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현존하는 시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새로운 문화로 들어올 이민자들의 권익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