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욱 목사가 한국 분당 할렐루야교회 담임으로 청빙받았다. 미주 최대 한인교회로 꼽히는 남가주사랑의교회를 이끄는 담임 목회자의 이동이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주 한인 교회 리더십의 한국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열흘 전 같은 1.5세인 북가주 진재혁 목사도 한국 지구촌교회 후임 목회자로 확정됐다. 이재훈 목사도 2년 전 갑작스레 온누리교회 수석 부목사로 임지를 옮긴 바 있다.

교회가 글로벌 리더십을 원할만큼 한국 사회가 변화했다는 것, 그리고 미주 이민 교회가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는 점은 기쁜 일이다. 그러나 기쁨보다는 씁쓸함이 먼저 밀려온다. 선(先)확정 후(後)사임이라는 수순을 밟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뜻에 따른 이동'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는 것은 물론이다.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는 비서실을 통해 청빙 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니다'라는 답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할렐루야교회는 이미 몇 주간에 걸쳐 "김승욱 목사 청빙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공식적으로 교인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확정되지 않은 일을 7천여명이나 되는 교인들에게 공식적으로 부탁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진재혁 목사 역시 16일 한국 지구촌교회에서 발표가 난 지 일주일 후에서야 성도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렸다. 교인들은 일주일간 지인들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소식을 접했다. 이재훈 목사도 온누리교회 청빙이 확정되고 나서야 당회와 교인들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전 담임 목회자가 떠난 후로 후임이 없어 1년간 담임 목회자가 공석으로 남아있기도 했다.

목사와 성도간의 관계는 단순한 1대 1의 관계를 넘어서있다. 목자로서 부모, 스승, 때로는 친구와도 같이 사랑과 신뢰를 주고 받는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목사님이 다른 곳으로 가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성도들의 심정은 어떨까. 축복을 기도할 수 있지만 당혹감을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사역지에 부임할 당시 거역할 수 없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민 교회에 대한, 2세를 향한 비전을 두고 왔다는 한결같은 대답을 들은 지 몇 년 채 되지 않았다. 뜻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몇 십년이라도 기다리고, 이끄시는 하나님을 성경을 통해 만날 때 수 년 내로 하나님의 뜻이 쉽사리 바뀌었을까? 의문이 생긴다.

사역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사임하지 않은 채로 청빙에 응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차치한다 하더라도 남은 교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예수님은 양을 위해 마지막에는 목숨까지 버리는 참된 목자이셨다. 버릴 권세도 있고 다시 얻을 권세도 있는 분이심에도 불구하고 양을 향한 진한 사랑으로 목숨을 내어주셨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양에게 꼴을 먹이고 이끌어 줄 사랑이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