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R)는 크리스챤이며 미국에 유학을 하러 왔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 랭귀즈로 시작해서 어렵지 않게 대학에 진학하고 전공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량의 영어 원서를 짧은 시간에 읽고 소화해서 페이퍼를 쓴다는 것이 저로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공부를 포기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수년 전에 조그만한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그런대로 잘 되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힘듭니다. 아내 역시 일하던 곳을 나와서 다른 일을 찾고 있는데 마땅치 않습니다. 집을 싼 값에 내놓고 팔리기를 기다리며, 헐값에 렌트로 내 놓아 보기도 하지만, 요즘은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불경기라서 다들 힘들다고 하지만, 이런 일이 막상 우리 앞에 현실로 닥치니 밤에 잠도 오지 않고 입맛도 없고 어쩔줄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아메리칸 드림을 갖고 미국에 오셨다가 푸른 꿈을 접고 생활 전선에 뛰어 들어 열심히 살아 오셨는데, 경제적인 난관에 부딪쳐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전쟁이 나면 집도 재산도 다 포기하고, 그저 자녀들과 자신의 목숨 하나만 건지면 그것을 다행한 일로 여기며 감사하던 것이 우리 부모님들 세대인 것 같습니다.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는 모두 다 힘드니까, 서로서로 위로하며 도와 주어야 하겠지요. 지금은 눈 앞에 폭탄이 떨어지고 총알이 날아가면서, 목숨을 앗아갈만한 전쟁 상황은 아니라 하더라도, 어쩌면 그것에 못지않는 경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쏟아지는 재정의 빚에 못이겨 삶을 포기하고 싶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을 최근에 만나서 상담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하시면서 돈이 모자라 급히게 빌린 돈을 상황이 어려워져 갚지 못하게 되니, 밀린 빚 때문에 이자가 갑자기 몇 배로 불어나고, 원금 위에 빚이 터무니 없이 늘어난 숫자에, 페이먼트 스테이트먼트가 날아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든다고 했습니다.

R 님의 심정도 마찬가지라 여겨집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그런 분들을 위해서 미국 뱅크와 크렛딧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밸런스나 이자율을 낮추어 달라고 간곡히 요청해 보았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저 역시 안타까운 마음에 낙심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낙심하고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겠지요.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해 보시지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이니 (디모데 후서 1:7)”,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 하는 생각이라 너희는 내게 부르짖으며 와서 내게 기도하면 내가 너희를 들을 것이요 너희가 전심으로 나를 찾고 찾으면 나를 만나리라 (예레미야 29:11-13).”

R 님의 재정 침체가 영적인 침체(spiritual depression)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만일 그렇게 되도록 내 버려 둔다면, 그것은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재정에 눌러 신앙까지 병들게 됩니다. 극단적인 말로 표현하자면, 재정은 망쳐도 믿음이 있으면 솟아날 수 있습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I have learned the secret of being content in any and every situation, whether well fed or hungry, whether living in plenty or in want. NIV)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11-13).” ‘지켜주십시오, 보호해 주십시오, 인도해 주십시오’ 하나님께 기도하며 선하신 인도하심을 받기를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