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06-04-02 09:06
▲“끝까지 뮤지컬 배우로 남고 싶다”는 뮤지컬 신인 배우 기희진 씨 ⓒ송경호 기자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이 가고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파릇 파릇 움트는 새싹들을 보면서 근심 걱정 떨쳐버리고 마음 한 가득 희망을 품는다. 이 새싹들처럼 올해 기독교 문화에도 많은 신인들이 힘찬 기지개를 준비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으로 기독교 문화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들이 있기에 든든하다. 크리스천투데이는 기독교 문화의 미래를 책임질 신인들을 만나 그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들어본다.
그녀는 인터뷰 내내 생기발랄했다. 또박또박한 말투에 표정도 밝았다. “막이 오르고 무대 위에 조명이 비치면 마치 딴 세상에 있는 것 같아요” “주인공이요? 모르세요, 조연 없는 주연이 없다는 걸…”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오직 하나님과 뮤지컬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힘이 넘친다.
창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서 마리아의 어머니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기희진(28·조아 뮤지컬 컴퍼니) 씨. 극단에서 갓 들어온 후배들을 지도할 만큼 실력을 인정 받고 있지만 그녀는 아직도 신인이다. 총신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뮤지컬로 뛰어든 때가 4년 전, 배우로 무대에 선 지는 이제 2년이 조금 넘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신인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한다. “뮤지컬 배우로 살아야 할 날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데, 그깟 나이 조금 많은 게 뭐 그리 대순가요” 요즘 ‘마리아 마리아’ 공연으로 쉴 틈 없이 바빠지자 “신앙도 챙겨야 하는데”라면서도 “이상하게 공연 때마다 은혜를 주세요. 절 특별히 사랑하시나봐요”라고 웃는다.
그녀, 마리아를 만나다
그녀는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사람인 듯했다. 어릴 때 TV 앞에서 뮤지컬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춤과 노래에 감동을 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나이에 뭘 안다고 ‘크면 뮤지컬 배우 해야지’라고 생각했다니까요. 운명인가 봐요”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몇 번 오디션을 봤지만 번번히 떨어졌다. 자신감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들었어요. 다 커서 집에서 용돈 받는다는 것도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더라구요. 키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내가 뮤지컬 배우 해도 되나’라는 생각도 많이 했죠. 혼자 운동장 돌면서 울었던 기억도 나요”
그러다 우연히 눈에 띈 것이 ‘마리아 마리아’ 포스터였다. “순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디션을 봤고, 합격했다. “가장 기뻤던 건 이곳 사람들이 모두 기독교인이라는 것이었어요. 힘들 때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그렇게 응답하셨죠” 그녀는 ‘마리아 마리아’가 하늘이 준 기회라는 생각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에 매달렸다. 공연이 있는 주일에는 교회에 갈 수 없다는 것이 걸렸지만 “무대 위에서 우리의 몸으로 예배를 드리자”는 동료들의 뜻에 마음을 같이 했다.
어려운 환경…그래도 굳세다
어느덧 2년. 뮤지컬 배우로는 작은 키에 신체적 조건도 좋지 않았던 그녀가 오로지 뮤지컬과 하니님을 향한 사랑으로 버텨온 시간이다. “노래와 화려한 춤만이 다인 줄 알면 아마 금방 뮤지컬 포기하겠다고 할 걸요” 지나온 2년이 쉽지만은 않았나 보다.
“아무래도 가장 힘든 건 재정적인 어려움이에요. 뭐 극단들이 다 그렇겠지만 기독 극단은 특히 더하죠. 그나마 저희 극단은 나은 편이에요. ‘마리아 마리아’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사정이 많이 좋아졌거든요. 그래도 힘든 건 여전해요”
그녀는 세상의 여러 뮤지컬 작품들을 보면서 무대 세트가 제일 부러웠다고 했다. 화려한 조명과 다양한 배경…. 한번쯤 그런 무대에서 연기하면 어떤 기분일까를 상상해본다고. 그래도 감동만큼은 기독 뮤지컬을 따라올 수 없다고 웃어 보인다.
그녀에게 연극배우 윤석화 씨 이야기를 꺼냈더니 눈을 동그랗게 뜬다. 윤석화 씨가 자신의 연극인생 30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에서 30년이란 말만 나와도 눈물을 흘렸다고 하자 “그 마음이 느껴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천생 배우였다.
“끝까지 뮤지컬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리고 윤석화 선배님처럼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사람들에게 그 은혜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구요. 나중에는 좋은 기독 극단들도 많이 생겨서 저처럼 믿는 배우들이 좀더 좋은 환경에서 뮤지컬 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죠”
그녀와 인터뷰를 끝내고 인터뷰를 나눴던 ‘마리아 마리아’ 연습실을 나섰다. 문에는 한 쪽 귀퉁이가 떨어진 뮤지컬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그녀의 뮤지컬을 향한 사랑에 감동이 되어서일까, 조금은 낡은 듯한 포스터가 왠지 더 안쓰러워보였다.
김진영 기자
▲“끝까지 뮤지컬 배우로 남고 싶다”는 뮤지컬 신인 배우 기희진 씨 ⓒ송경호 기자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이 가고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파릇 파릇 움트는 새싹들을 보면서 근심 걱정 떨쳐버리고 마음 한 가득 희망을 품는다. 이 새싹들처럼 올해 기독교 문화에도 많은 신인들이 힘찬 기지개를 준비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으로 기독교 문화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들이 있기에 든든하다. 크리스천투데이는 기독교 문화의 미래를 책임질 신인들을 만나 그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들어본다.
그녀는 인터뷰 내내 생기발랄했다. 또박또박한 말투에 표정도 밝았다. “막이 오르고 무대 위에 조명이 비치면 마치 딴 세상에 있는 것 같아요” “주인공이요? 모르세요, 조연 없는 주연이 없다는 걸…”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오직 하나님과 뮤지컬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힘이 넘친다.
창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서 마리아의 어머니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기희진(28·조아 뮤지컬 컴퍼니) 씨. 극단에서 갓 들어온 후배들을 지도할 만큼 실력을 인정 받고 있지만 그녀는 아직도 신인이다. 총신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뮤지컬로 뛰어든 때가 4년 전, 배우로 무대에 선 지는 이제 2년이 조금 넘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신인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한다. “뮤지컬 배우로 살아야 할 날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데, 그깟 나이 조금 많은 게 뭐 그리 대순가요” 요즘 ‘마리아 마리아’ 공연으로 쉴 틈 없이 바빠지자 “신앙도 챙겨야 하는데”라면서도 “이상하게 공연 때마다 은혜를 주세요. 절 특별히 사랑하시나봐요”라고 웃는다.
그녀, 마리아를 만나다
그녀는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사람인 듯했다. 어릴 때 TV 앞에서 뮤지컬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춤과 노래에 감동을 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나이에 뭘 안다고 ‘크면 뮤지컬 배우 해야지’라고 생각했다니까요. 운명인가 봐요”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몇 번 오디션을 봤지만 번번히 떨어졌다. 자신감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들었어요. 다 커서 집에서 용돈 받는다는 것도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더라구요. 키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내가 뮤지컬 배우 해도 되나’라는 생각도 많이 했죠. 혼자 운동장 돌면서 울었던 기억도 나요”
그러다 우연히 눈에 띈 것이 ‘마리아 마리아’ 포스터였다. “순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디션을 봤고, 합격했다. “가장 기뻤던 건 이곳 사람들이 모두 기독교인이라는 것이었어요. 힘들 때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그렇게 응답하셨죠” 그녀는 ‘마리아 마리아’가 하늘이 준 기회라는 생각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에 매달렸다. 공연이 있는 주일에는 교회에 갈 수 없다는 것이 걸렸지만 “무대 위에서 우리의 몸으로 예배를 드리자”는 동료들의 뜻에 마음을 같이 했다.
어려운 환경…그래도 굳세다
어느덧 2년. 뮤지컬 배우로는 작은 키에 신체적 조건도 좋지 않았던 그녀가 오로지 뮤지컬과 하니님을 향한 사랑으로 버텨온 시간이다. “노래와 화려한 춤만이 다인 줄 알면 아마 금방 뮤지컬 포기하겠다고 할 걸요” 지나온 2년이 쉽지만은 않았나 보다.
“아무래도 가장 힘든 건 재정적인 어려움이에요. 뭐 극단들이 다 그렇겠지만 기독 극단은 특히 더하죠. 그나마 저희 극단은 나은 편이에요. ‘마리아 마리아’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사정이 많이 좋아졌거든요. 그래도 힘든 건 여전해요”
그녀는 세상의 여러 뮤지컬 작품들을 보면서 무대 세트가 제일 부러웠다고 했다. 화려한 조명과 다양한 배경…. 한번쯤 그런 무대에서 연기하면 어떤 기분일까를 상상해본다고. 그래도 감동만큼은 기독 뮤지컬을 따라올 수 없다고 웃어 보인다.
그녀에게 연극배우 윤석화 씨 이야기를 꺼냈더니 눈을 동그랗게 뜬다. 윤석화 씨가 자신의 연극인생 30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에서 30년이란 말만 나와도 눈물을 흘렸다고 하자 “그 마음이 느껴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천생 배우였다.
“끝까지 뮤지컬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리고 윤석화 선배님처럼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사람들에게 그 은혜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구요. 나중에는 좋은 기독 극단들도 많이 생겨서 저처럼 믿는 배우들이 좀더 좋은 환경에서 뮤지컬 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죠”
그녀와 인터뷰를 끝내고 인터뷰를 나눴던 ‘마리아 마리아’ 연습실을 나섰다. 문에는 한 쪽 귀퉁이가 떨어진 뮤지컬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그녀의 뮤지컬을 향한 사랑에 감동이 되어서일까, 조금은 낡은 듯한 포스터가 왠지 더 안쓰러워보였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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