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100년 만의 폭우가 테네시 주 내쉬빌을 강타해 수천 명이 집을 잃은 가운데, 한인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틀 만에 약 15인치의 폭우가 내리면서, 테네시 주 내쉬빌 다운타운 저지대와 컴벌랜드 강 일대가 물에 잠기고, 고속도로가 폐쇄 됐으며, 호텔 투숙객과 양로원 거주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컴벌랜드 강을 끼고 있는 내쉬빌 도시의 특성 상 다운타운의 피해가 가장 컸으며, 다운타운에 위치한 한인업체 중 세탁소, 음식점 등은 지붕까지 물이 차오르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내쉬빌의 상징적인 건물, 오프리랜드(Opryland) 호텔의 1층이 완전히 물에 잠겨 식물원 등 내부 시설이 침수되고, 투숙객들이 배로 구조되기도 했다. 이번에 겪은 피해를 복구하는 데는 약 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토요일부터 3일 일요일 밤까지 내린 비로 거리와 주차장들은 강처럼 변해 버렸다. 비가 그친 7일 오전 현재, 침수된 집이나 사업체의 복구작업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6일 저녁을 기해 시정부에서 정상적으로 도로를 개방했지만 아직 학교도 휴교령이 내려진 상태로 전염병 위험 때문에 소독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Opryland 호텔 내부.
 

내쉬빌한인감리교회 한의호 집사는 “내쉬빌에서 내린 비는 정말 심각했다. 한 번도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지난 토요일(2일) 오후 1시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제가 결혼식장으로 가려고 집은 나선 오후 2시경에 벌써 도로가 물에 잠겨 있었다”고 했다.

한 집사는 “다행히 한인교회의 피해는 거의 없지만, 한인들은 곳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이 불어나면서 다운타운 아래 지역인 메디슨 지역과 프랭클린 지역, 밸뷰 지역이 완전히 침수됐고, 미국에서 이라크 군을 파병하는 군부대의 70%가 침수피해를 입었다”면서 “군인과 결혼한 한인 분들이 그 지역에 많이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인사회와 접촉이 없어서 정확한 파악은 어렵겠지만, 예상보다 한인들의 피해가 꽤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쉬빌한인감리교회 성도들 가운데 12개 가정이 집이 침수되거나 비즈니스가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12개의 토네이도를 몰고 온 이번 폭풍우는 금요일 밤 아칸소 주에서 시작되었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토네이도와 폭우는 토요일 미시시피, 켄터키, 테네시 주로 이동했다. 느리게 이동하면서 월요일에는 북조지아에 폭우가 내려 피해를 입었다.

 
▲풋볼 스타디움 실내.
 

내쉬빌한인장로교회 강신광 담임목사는 “1~2개월 간 와야 할 비가 이틀 사이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한인들의 피해도 크다”며 “우리교회 같은 경우, 길이 막히거나 전기가 끊겨서 불편함은 있었지만 누구나 겪는 것이었고, 큰 피해는 없었다. 침수된 가구들은 집안 물품을 들어내고, 상한 부분을 뜯어내는 등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적어도 몇 주는 걸려야 보수가 되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지역사회에서 한인교회뿐 아니라 미국사람들도 발 벗고 나서서 돕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각종 한인단체에서 한인들의 피해를 총 집계 중이다.

테네시한인봉사회 전상의 목사(이사장)는 “어제 공문이 각 한인교회로 보내졌다. 아직 접수된 피해 상황은 없지만, 한인들에게도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번 내쉬빌시 홍수를 주정부에서 국가재난으로 선포했기 때문에 침수피해를 입은 가정들에 한 해 보수를 위한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지만, 홍수를 위한 보험은 대부분 들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상황에 따라 지원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