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 (Z)는 크리스챤으로서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대체로 자유롭게 쓰고, 다른 사람들에게 매이는 것은 없지만, 분주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의 일과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밤 늦게 일이 끝날 때가 많습니다. 밤 1시나 2시에 잠자리에 들 때도 있는데, 밤에 잠이 오질 않을 때가 있어요.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뜬 눈으로 날이 샐 때도 있구요. 요즘 같은 불경기로 모두들 힘들어 하는데,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닌 것 같구요. 다른 염려나 근심 같은 것이 있는가 찾아보지만, 특별히 마음 속에 떠오르는 것은 없어요. 그런데, 잠이 잘 오질 않거든요. 이렇게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나면, 그 다음날이 문제이지요. 몸이 아주 찌뿌드드하고 무겁단 말이예요. 이럴 때마다 수면제를 먹으면 몸이 좋지 않고 중독이 될 것 같아서요. 목사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합니까?

A: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잠을 자도록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체를 만들어 놓으시고, 하루의 시간을 배정해 주셨는데, 밤에 잠을 잘 못이루시고, 다음 날 생활하는데 지장이 되신다니, 그 자체로 많이 힘이 드시겠습니다. 하지만, 수면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잠을 잘 수는 있어도, 습관적으로 장기 복용을 하게 되면, 약물 중독이나 후유증과 같은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수면제 복용을 억제하신 것은 잘 하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잠을 주신 것은 일이라는 고된 노동으로부터 휴식할 수 있게 해 주신 것입니다. 사람이 하루 24 시간 내내 일만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억지로 하루 이틀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몸이 견딜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정신 노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밝은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어두운 밤에는 잠을 자도록 정해 놓으신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의 질서이지요. Z 님처럼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하나님의 질서가 깨어지는 거예요. 다시 그 질서를 회복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래서 질문하시는 것이지요?

우선 잠이 오지 않는 이유를 알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Z 님의 경우, 남들처럼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 정도 외에는 특별히 다른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고 하셨는데요… 경제적인 것은 눈에 보이는 의식적인 어려움이겠구요. Z 님의 무의식(unconsciousness)에서 일어나는 어떤 요인이 잠을 못이루게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현대 심리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말대로, 사람의 인격 안에는 무의식 층이 있는데, 그 안에 두려움과 불안 뿐만 아니라,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 등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무의식적 요소들이 Z 님으로 하여금 잠을 못이루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Z 님 안에 깊숙히 놓여 있는 어떤 불안이나 욕구가 의식의 표면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힘들게 잠이 든 후에 만일 꿈을 꾼다면, 그 꿈의 내용을 기억해 보시고, 그때의 느낌을 생각해 보세요.

프로이트를 비롯한 정신분석 치료에서는 꿈을 무의식의 표현으로 이해하기 때문이지요. Z 님 자신의 꿈을 돌아보면서 그 꿈이 Z 님의 깊은 내면의 세계의 일부임을 인식하고 인정할 때, 그리고 때로는 그 꿈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아가 기도할 때, Z 님은 얽매임으로부터 많이 자유로와지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도 잘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