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미주연회 제 18회 미주연회(감독 한기형 목사)가 5일부터 6일까지 어거스타감리교회(담임 이용성 목사)에서 열리고 있다. ‘화합과 소망으로 전진하는 미주 연회’를 주제로 정회원 약 300여명과 준회원, 가족들이 참석한 이번 연회는 개회예배부터 삐걱거리고 있어 과연 올 해 주제대로 화합과 소망으로 전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연회는 4일 저녁 ‘선교와 부흥을 위한 영성집회’를 갖고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5, 6일 이틀간 성찬예배 및 추모식, 사무처리, 감리회 본부 각 국 보고, 은퇴찬하예배, 총회대표 선출, 목사안수식 및 정회원 허입식 등 다소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진 순서는 개회성찬예배에서 본국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설교를 반대하는 쪽과 찬성하는 쪽으로 나눠져 고성이 오갔고 결국 이 직무대행은 단상에서 내려왔다.

점심식사를 위한 정회 이후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된 회집은 개회를 위한 정족수를 놓고도 다툼이 이어졌다. 단상 위 의장석에 앉은 한기형 감독은 개회를 위해서는 등록한 회원수의 과반수 이상이 자리에 있어야 한다면서 서기가 아직 등록 회원을 다 계수하지 못했으니 기다려 달라는 말로 회의 진행을 늦췄고, 회원들은 장정에 따르면 등록한 회원수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연회장에 도착한 회원들의 과반수 이상이 회의장에 있으면 개회할 수 있다면서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한 감독은 같은 말을 반복하며 개회를 하지 않고 20여분 만에 다시 정회를 선포해 참석자들을 허탈하게 했다.

일부 목사들은 정회시간 삼삼오오 모여 연회 측에서 회의를 고의적으로 늦추는 게 아니냐며 연회에 참석하지 않은 평신도 회원들의 부담금을 대납해 출석 회원수를 늘리자고 하기도 했다.

이런 파행 가운데 한기형 목사를 비롯 임원진들은 회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오해를 풀려는 시도를 하기 보다, 점심 식사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고 회의장에만 잠깐 나왔다 정회를 선포하고 곧바로 사라지는 등 연회의 진행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어진 회의에서도 마찬가지로 정족수 문제로 2시간여를 토론하다 결국 장정대로 연회에 등록한 회원 중 과반수 이상의 참석을 기준으로 속회했다. 하지만 산 넘어 산이었다. 감리회 본부 각 국 보고에서 미주 감리교신학대학대가 왜 개 교회로 흡수됐는지, 왜 연회를 어거스타에서 개최해 엘에이 회원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하게 했는지 등으로 새벽 1시경까지 사무처리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정회했다.

연회 마지막 날인 6일 현재, 목사안수식 및 정회원 허입식이 진행되고 있다. 어제 저녁으로 예정돼있던 감독회장 및 감독선거관리위원 선거, 총회 실행부 위원 선거, 총회 대표 선출, 감독 선거권자 선출이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임원진들은 회원 가족들의 어거스타 시내 관광 신청을 받고 연회 이후 회원들의 사바나 관광, 애틀랜타 시내관광, E.M. 바운즈 목사의 유적지 관광 신청을 받는다는 광고를 지속적으로 해 연회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의심하게 했다.

한편, 2008년 감독회장 사태로 촉발된 본국 감리교 사태는 장기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해결 기미는커녕 점점 더 악화되고 있어 행정공백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규학 직무대행의 권한과 기한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여온 감리교 측은 감독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를 여는 것 역시 교단 내 입장이 분분해 쉽지 않는 상황이어서, 감리교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아직도 안갯속에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