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의 목사’ 빌리 그래함 목사(91)가 처음으로 만남을 가졌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주일인 25일(현지 시각)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보낸 사흘간의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D.C.로 돌아오는 도중에 몬트리트에 있는 그래함 목사의 자택을 방문해 비공개로 면담을 가졌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11월 그래함 목사의 생일 때 통화하며 그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었다.

이 날 면담의 자리에는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도 동석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그래함 목사 부자는 30분 가량 친밀한 분위기 속에 담소를 나눴으며, 특히 면담 끝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빌리 그래함 목사가 서로를 위해 기도를 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화를 마치고 일어서기 전 그래함 목사를 위해 기도하자, 그래함 목사도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의사 결정을 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지혜를 허락하시기를” 기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측은 이날 방문에 대해 “빌리 그래함 목사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정신적 지도자였으며, 미국의 진정한 보배”라고 밝히고, “오바마 대통령은 그래함 목사를 방문할 수 있었던 점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함 목사는 해리 S. 트루먼 대통령 이래로 모든 역대 대통령들의 상담자이자 조언자로서 역할을 해 왔다.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측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나를 방문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나와 프랭클린은 오늘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하며 좋은 시간을 가졌으며, 함께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이 기쁘다”는 빌리 그래함 목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최근 국가 기도의 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빌리 그래함 목사는 “다가오는 국가 기도의 날에는 미국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우리의 대통령과 정부 지도자들, 특히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군을 위해서 기도해 주길 바란다”며 국가 기도의 날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국가 기도의 날이 정교 분리와 종교 자유라는 헌법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판결이 내려져 논란이 일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 지난 주에는 한 다원주의 단체의 항의로 인해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의 국가 기도의 날 펜타곤 방문 연설이 취소되는 등 국가 기도의 날의 역사적 전통이 위협 받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국가 기도의 날이 위헌이라는 판결에 대해 “국가 기도의 날은 나라를 위해 종교에 관계 없이 모든 미국민이 참여해 기도하는 날”이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정식으로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