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로 인해 온 국민들이 슬픔에 잠겨 있는 데다가, 사고 원인이 갈수록 ‘북한 연루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향후 시국에 적잖은 우려의 시선들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교계 지도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신중한 대처를 주문하는 한편, 무엇보다 교회가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이하 한기총) 총무인 김운태 목사는 사고 원인이 결국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날 경우에 대해 우려하며 “그렇다고 전쟁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이 사건이 평화로 나아가는 계기로 승화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희생자들에게 조문할 수 있는 여건이 허락되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조문해 진심어린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김운태 총무는 “우선 유가족들을 위한 위로예배를 드리려 했는데, 현재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금하고 있다 해서 미루고 있다”며 이 역시 상황이 되는대로 서두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기총 전 대표회장인 최성규 목사(인천순복음교회)는 아직 사고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만큼, 지금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보다 먼저는 한국교회가 힘을 합쳐 희생자들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이번에 구조작업 도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에 대해 언급하며 “불교인이기 이전에 멋진 국민이요 군인이며 애국자 아니냐. 그런 국민들이 있다면 어떤 위협도 겁낼 것 없다. 이런 용기 있는 이들이 많아지도록 교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담임하고 있는 인천순복음교회는 천안함 장병 실종자 수색작업 중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부활주일 특별선행헌금 3천만원을 모금해 이중 2천만원을 부인 김말순 씨 계좌로 송금했다. 또 남은 1천만원은 실종자 수색 중 침몰한 금양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는 보다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의 소행임이 확인되면 한국은 결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한국 정부는 결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은 한국을 우습게 보고 앞으로도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연루된 것이 사실일 경우 ▲국방 재정비 ▲한미연합사 해체 중단 ▲북한 배의 영해 통과 금지 ▲북한 당국의 사과시까지 모든 대북관계 단절 ▲북한인권법과 탈북자 보호법 제정 ▲국가보안법 엄정히 적용 등을 해야 할 일로 꼽았다.

그러나 교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남북관계가 지나치게 경색 국면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