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생활에 필수 요소가 된 요즘, 컴퓨터에 관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바쁜 이민생활에 쫓기다 인터넷은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치부하며 정보 소외 지역에 사는 한인들도 아직 적지 않다. 이런 이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 팔래타인 수정장로교회에서는 컴퓨터 교실이 열린다.

벌써 3년째 매주 계속되고 있는 이 컴퓨터 교실은 아주 초보적인 인터넷 사용부터 시작해 요즘은 웹사이트 제작까지 진도가 왔으며 지난 4월 10일에는 FTP를 사용해 파일을 서버에 업로드 하는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인터넷을 성도 혹은 불신자들에게 교육하는 강좌는 여러 교회에서 시도하고 있지만 수정교회의 컴퓨터 교실은 아주 독특한 점이 있다. 바로, 담임 김진년 목사가 직접 가르친다는 점이다. 목회자가 무슨 컴퓨터 강의냐고 묻는다면 큰 실수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인터넷에 눈을 뜨기 한참 전인 1998년도부터 사이버 선교에 관심을 갖고 BBS를 개설해 복음을 전해 왔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는 교회 청년들과 함께 인터넷 채팅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반기독교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상담을 했다. 그러다 한국컴퓨터선교회, SWIM 등 한국교회의 선구자적인 인터넷 사업에 참여했으며 기독교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호산나넷에도 참여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정보통신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통합총회의 첫번째 교단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어 띠운 사람도 바로 김 목사다. 총회의 인터넷 사역을 하면서 동시에 영락교회, 노량진교회에서 부목사를 하며 인터넷 사역을 교회 차원에서도 보급해 갔다. 영락교회를 섬길 때, 한경직 목사가 별세하자, 한국교회 최초의 사이버 분향소를 만들어 사이버 조문을 할 수 있게 한 것도 그다.

▲좌측에서 두번째가 김진년 담임목사
사이버 세계가 현실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선교 도구임을 인식한 그는 사이버 신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도미했으나 미국 신학교 가운데 이 분야를 가르쳐 주는 곳이 없어 중도에 꿈을 접었다. 그리고 시카고 한미장로교회 부목사, 참길장로교회 담임목사를 거치며 목회를 하다 수정교회를 개척했다. 컴퓨터를 완전히 손에서 뗀 그였지만 어느 순간 컴퓨터로 사람들을 만나고 전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3년 전 컴퓨터 강좌를 직접 열었다고 한다.

요즘은 매회 10여명씩 수강생들이 참여하는데 이 가운데에는 시작 당시부터 착실히 공부해 온 수강생도 있다. 연령은 40대 초반부터 60대 후반까지 있으며 디자이너, 개인 사업가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인터넷과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 김 목사는 한 주제를 놓고 진도를 나가지만 강의 때마다 질문을 받고 수강생들의 참여를 도우며 1대1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목사가 가르쳐 준 대로 따라 하지만 여전히 실수가 생길 때는 “아이쿠! 목사님 여기요”라고 손을 들고 어쩌다 성공할 때는 “만세”를 외치는, 다이내믹한 수업에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수업을 마친 김 목사에게 “목사님이 이런 것도 하실 줄 아세요”라며 말을 건넸더니 김 목사는 “잠깐 이야기 좀 하자”며 2시간에 걸쳐 교회와 인터넷에 관한 신학적 현안들이 쏟아 놓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김 목사는 한국에서 <교회와 정보사회>, <크리스찬, 인터넷, 멀티미디어>, <미래사회의 인터넷 선교>, <미래 사회와 기독교 커뮤니케이션>, <영상예배와 멀티미디어 교육> 등 이 분야의 고민을 담은 책만 해도 수권을 저술한 바 있다고 한다.

PCUSA에 속한 수정교회는 144 E. Palatine Rd. Palatine, IL 60067에 위치해 있으며 전화번호는 847-704-2677다. http://www.soojung.us에서 교회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