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명길 목사 추모 1주년 기념예배가 11일(주일) 오후 4시, 생전 ‘목숨보다 더 사랑했던’ 새생명교회(담임 유영익 목사)에서 열렸다.

문 목사를 사랑하고 기억하는 지인들과 동료 목회자들, 성도들은 이날 예배에서 고 문명길 목사의 아름다운 섬김과 헌신을 회고하며, 간간히 눈시울을 붉히고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참석자들은 딸 문조은 양이 입관예배 당시 회고했던 동영상이 나오자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지만 예배를 통해 성경 속 ‘부활과 천국에 관한 기쁜 소식’을 굳건히 붙들고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예배에서 임연수 목사(생명나무침례교회)는 데살로니가전서 4장 13-18절을 본문으로 ‘예수 안에서 자는 자들에 관한 소식’을 전했다.

임 목사는 “고 문명길 목사님의 신앙인격은 예수님을 사랑하고 닮으려고 노력했고, 목회관은 교인을 아끼고 흠이 있어도 품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대인관계는 늘 온유했고 무엇을 부탁해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침례교협의회에서 새생명교회 밴을 많이도 빌렸습니다. 가족관계는 사모님을 존경하는 남편, 자녀를 사랑하는 아버지였으며 생활자세는 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새벽기도를 인도하러 교회에 오면 저녁 늦게야 집에 들어가곤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번 죽는 것은 정한 이치다’라는 말씀 처럼 문 목사님이 천국에 간 것은 하나님이 정하신 것입니다. 목회 현장에서 부름을 받은 것은 마치 장수가 전쟁터에서 전사한 것과 같은 영광입니다. 만 58세의 아직은 이른 나이에 갔지만, 많은 일을 했습니다. 일은 이루는 것도 있지만 견디는 것도 있습니다. 100여명 교회에 부임해 350명까지 부흥시키고, 성전을 옮기고 자리잡기까지 큰 일을 견디고 이뤘습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예수님의 부활은 곧 성도의 소망입니다. 예수님 다시 오실 때 먼저 죽은 성도들도 부활해 올 것이고, 아니면 천국에서 만날 때까지 질병이나 죽음, 눈물 없이 항상 주와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만날 줄 믿고 소망을 가집시다”라고 권면했다.

문명길 목사 회고, “좋은 아빠, 생명같이 여긴 교회, 2세 사역에 큰 비전, 30년 동고동락 동역자”

회고에서 딸 조은 양은 “아빠, 대학입학원서 내려고 할 때 아빠 학력을 써야 돼서 처음으로 아빠가 MBA를 공부한 줄 알았어. 그래서 아빠가 좀 미웠어. MBA 공부했으면 목회 안하고도 더 잘 살수 있었는데 목회 한다고 우리 가난했고 고생했잖아. 내가 리사이틀 했을 때 다른 친구들은 다 부모님이 왔는데 엄마랑 아빠가 교회 일 때문에 못 와서 정말 서운했어. 그래서 교회 일도 열심히 안하고 집에 늦게 들어온다고 많이 혼났었는데 정말 죄송해요. 그리고 아빠가 ‘I’m proud of you’ 많이 해줬는데 난 한번도 못해줘서 후회해요. 아빠 I’m proud of you, 그리고 I love you. 이제야 아빠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고 터치 했는지 알았어요. 좋은 성도님들의 사랑 속에서 잘 지낼게요. 아빠, 천국에서 편안하게 쉬세요”라고 했다.

홍대익 목사(EM담당)는 회고에 앞서 아픈 가슴을 달래고 입을 떼는데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는 “저는 2001년에 문 목사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저를 협동목회자라 부르시며, 같이 2세 사역을 펼쳐나가자고 다독였습니다. 2세 목사들 모임에 가면 불러 올 때는 포장을 잘 하지만 막상 가면 달라진다고 불평을 합니다. 저는 늘 자랑스럽게 ‘우리 목사님은 그렇지 않은데, 우리 목사님은 2세 사역에 큰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월요일 아침 문 목사님은 아무도 모르게 베큠을 하시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또 젊은이들과 커넥션을 갖기 위해 잘 못하는 PSP도 해보려고 노력하시는 섬김의 목사님이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인사말씀에서 문앤 사모는 “장례식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할 때 한 책을 읽고 하나님 뜻을 깨닫게 됐습니다. 30년 동고동락했던 문명길 목사님은 남편이자 친구였고 동역자 였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없는 것을 인정하지도, 용납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데려가신 것이라 믿습니다. 그가 남긴 영적 유산과 정신적 유산이 많음에 감사하고, 생명같이 여긴 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사했다.

예배 중간에는 새생명교회 각 목장에서 준비한 사랑의 글을 전하고, 유가족들을 포옹하며 위로의 말을 전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고 문명길 목사는 1951년 8월 10일생으로 한국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마치고 1981년 도미했다. 플로리다주립대학 경영학 석사를, 골든게이트침례신학대학에서 목회학을 마쳤고 1988년 목사안수를 받은 그는 LA 한인침례교회 교육목사로 시작해 워싱턴주 훼드럴웨이벧엘침례교회 담임목사를 거처 2000년 지금의 새생명교회에 부임했다.

당시 7-80명 성도 규모의 새생명교회에서 부임 8년 만에 자체성전을 구입해 총 성도 수 400명의 중형교회로 성장시켰다.

목회의 열정을 다하던 지난해 5월 임파선암 4기 진단을 받아 급히 귀국한 문명길 목사는 6개월간 생사를 오가는 치료를 받아 11월 완치판정을 받고 돌아왔다. 하지만 B형 간염 보균자였던 그는 암투병시 키모테라피(약물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간기능이 많이 약화된 상태로 급성 간염으로 의식불병상태가 되어 5일만에 소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