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활절을 기념하는 뜻에서 지난 6일 오전 백악관에서 조찬 기도회 모임을 가졌다. 빌 하이벨스, 조엘 오스틴 목사 등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 지도자 90여 명이 이 자리에 초청됐다.

모임에서 짧은 연설을 전한 오바마 대통령은 부활절을 맞이한 소감을 나누는 가운데, “나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걸 깨닫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며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한 나라와 세계의 지도자로서 살아가는 삶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어 이같은 어려움 가운데 신앙의 도움을 언급하면서,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믿으며, 또한 구원이 한 인간의 결점들을 바로 잡을 수 있고, 그의 불완전함을 완전케 할 수 있다는 점도 믿는다. 구원은 이 땅에서의 잠시뿐인 삶 가운데 영원한 희망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분명 흔들리고 약해질 때가 오겠지만, 그 때마다 구원이 우리의 변치 않는 희망과 강렬한 기도가 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편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서의 마지막 순간 ‘아버지의 손에 내 영혼을 맡깁니다’라고 하신 말씀을 인용하며, “우리의 영혼을 진실되고 정의롭고, 사랑과 자비를 추구하는 삶에 헌신하자”고도 밝혔다.

이날 조찬 기도 모임에는 빌 하이벨스, 조엘 오스틴 목사 외에도 이스라엘 게더 구세군 사령관, 커비존 캘드웰 윈저빌리지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아르투로 차베즈 미주멕시코가톨릭대학 학장, 새런 왓킨스 그리스도의제자기독교회 회장, 줄리어스 스크럭스 전미침례교회 회장, 펙 챔벌린 미국교회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부활절이나 성탄절과 같은 교회의 큰 절기에 미국에서 대통령이 기독교인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것은 흔히 있어 왔던 일이지만, 이번 모임은 전임 대통령들에 의한 모임들과는 그 성격을 약간 달리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모든 종교에 대한 포용 정책을 일관되게 펼치고 있으며, 이번 모임도 따라서 이같은 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을 모임 전에 언급한 것. 그는 최근 미국 이슬람 지도자들과의 이프타르 만찬(Iftar,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기간 매일 일몰 후 갖는 첫 식사)을 개최하는가 하면, 유대교 지도자들과 유월절 만찬 모임을 갖기도 했다.

그는 또 부활절 대국민 메시지에서도 전임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차이를 보였는데, 부시 전 대통령이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기독교적 분위기가 강한 메시지를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기독교인뿐 아니라 종교가 다르거나 무종교인 국민들까지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탄절 예배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부활절에는 가족들과 함께 워싱턴에서 빈곤 지역에 속하는 사우스이스트의 한 아프리카감리교회를 찾아 2천5백여 명의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