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아침입니다. 부활주일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으로 우리가 영원히 살게 된 가장 기쁘고 복된 날입니다. 이제 더 이상 죽음의 권세나 두려움이 우리를 좌지우지 못하고 하나님의 생명과 사랑, 그리고 영원한 세계를 향한 소망 가운데 우리는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날 우리는 성만찬과 세례예식을 베풉니다. 어린아이들에게 이런 것들은 아름다운 신앙의 추억이 되면서 동시에 훗날 자신이 예수님 생명과 바꾸어진 천하 모든 것 가운데 가장 귀한 존재됨을 알게 되는 거룩한 흔적이 될 것입니다. 부활주일 이땅에서의 예배는 또한 성령안에서 천국의 부활성도들과 주안에서 함께하는 예배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참여할 천국에서의 예배를 맛보는 것입니다.

십 수년 전 시카고에서 목회할 때 예수님 부활맞이 새벽예배를 미시간 호수에서 드린 적이 있습니다. 어둠을 뚫고 바다 보다 넓은 호수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면서 제가 큰 감동을 받아 외쳤습니다. "여러분! 보세요! 저렇게 해가 떠오릅니다!" 그때 너무 크게 감동하는 저를 보고 권사님 한 분이 "목사님, 우리는 새벽에 일어나 일나가면서 매일 해가 뜨는 것을 봐요." 하면서 웃으셨습니다. 그때 제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내가 새벽에 일어나지 못해서 보지 못한다고 해가 떠오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였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예수님의 부활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내가 믿음이 연약해 믿지 못한다고 해서 하나님의 역사가 진리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부활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열어줍니다. 이제 예수님 때문에 세상을 미움, 좌절, 갈등, 죽음의 눈과 마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랑, 소망, 평화 그리고 생명의 눈과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그렇게 새로운 믿음과 마음으로 만나는 것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물론 가정도, 교회도, 세상도, 부활하신 예수님 때문에 다시 사랑과 생명의 눈과 마음으로 만나는 것입니다.

엊그제 성금요일에는 참 감사했습니다. 중고등부 학생들이 준비한 예수님 쓰러지신 십자가의 길 14마당을 돌아보면서, 예수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제 마음에 소박하게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 고난과 오늘날 세상 고난의 현장을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보면서 감사했습니다. 모래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발자국을 보면서 하나님이 땅을 밟고 걸으신 예수님으로 오셨다는 것이 새삼스러운 감동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 못박히신 십자가 앞에 어떤 어린아이가 무릎을 꿇고 자기 죄를 종이에 진지하게 쓰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십자가 칠언 묵상기도회는 무엇보다 성가대와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음악들이 가슴을 때리고 울렸습니다. 십자가에 못을 박는 어린아이들의 모습들이 귀여웠고, 온 몸으로 못을 박으려고 세차게 망치질 하는 분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활의 계절, 예수님 때문에 모든 죽었던 것이 다시 살아나는 축복이 여러분에게 임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