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으로 희생되고 있는 수많은 제3세계 신생아들을 구할 수 있는 길은 의외로 ‘간단’했다.

세이브더칠드런(회장 김노보)의 ‘캥거루 케어(Kangaroo mother care)’가 조산아 생존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증명됐다. 저체중 미숙아 회복에 효과적으로 알려진 캥거루케어는 엄마가 아기를 서로의 피부가 맞닿게 가슴에 대고 옷으로 감싸안아 아기의 체온 유지와 모유 수유, 감염 예방 등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조이 론(Joy Lawn) 박사가 주도한 ‘조산합병증으로 인한 신생아 사망 방지를 위한 캥거루 케어(Kangaroo mother care’ to prevent neonatal deaths due to preterm birth complications)’ 연구는 지난달 26일 국제유행병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부록에 게재됐다.

논문은 엄마의 몸이 신생아에게 ‘인간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캥거루케어의 저비용 고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중소득 8개국 15개 사례를 연구한 결과, 엄마의 가슴과 지속적인 접촉으로 따뜻한 체온과 모유를 공급받은 2kg 미만의 저체증 신생아들의 사망률이 51% 감소했다. 특히 신생아 사망률이 가장 높은 저소득 국가들이 모든 조산아들을 대상으로 캥거루케어를 실시할 경우 조산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신생아들을 매년 50만명 가까이 살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인 남아프리카 출신 세이브더칠드런 신생아보건전문가 론 박사는 “우리 연구팀은 캥거루케어의 효과에 대해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차 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4백만여명의 신생아들이 1개월 이내 사망하고 있으며, 최소 1백만명이 조산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이 캥거루케어는 콜롬비아에서 처음 개발돼 현재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 등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아프리카 말라위의 경우 전체 신생아의 약 20%가 저체중이며, 매년 2만명 이상의 산모들이 출산 직후 아이를 잃고 있어 이 지역 병원과 보건센터에서는 캥거루케어를 적극 권하고 있다.

캥거루케어는 신생아 치료시설을 따로 갖추지 않은 국가들에서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이며, 엄마와 아기의 접촉을 증대시켜 모유 수유를 촉진시키고 다른 아기들과의 접촉은 최소화하기 때문에 인큐베이터에 비해 감염 위험도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 박사는 “밀레니엄개발목표들 중 하나인 신생아 사망률 감소를 달성하기까지 5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캥거루케어를 비롯해 효과가 검증된 대안들이 저개발국가들에서 널리 실행되도록 보급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신생아 사망 주요 원인인 저체온증 예방을 위한 모자뜨기 캠페인을 매년 겨울 진행 중이다. 캠페인은 올해로 3번째를 맞아 총 42352명이 참여해 93472개의 모자를 만들며 지난달 31일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모인 털모자들은 지난달 25일 아프리카 말리로 모두 보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