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조지아침례교총회(GBC)에서 여성 목사 인정 문제를 놓고 또 한차례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애틀랜타 드루이드힐스침례교회에 2008년 미미 워커 목사(52세)가 공동 목사로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2003년 목사 안수를 받은 미미 워커 목사는 필리핀선교사로 활동하다가 2008년부터 남편인 그래함 워커 목사와 함께 이 교회의 공동목사로 재임해 왔다.

여성목사를 인정하지 않는 GBC는 지난 16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드루이드힐스교회를 침례교협의회에서 제명하기로 결정하고 오는 11월 연차총회에서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GBC는 “드루이드힐스교회가 교단 헌법 2조 1항에 규정된 협력 의무를, 여성 목사를 공동 목사로 재직케 함으로써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오는 11월 연차총회에서 드루이드힐스교회의 제명이 확정되면, 교회로부터 회비를 받지 않는 대신 교회의 대표자도 총회에 참석해 발언권을 행사할 수 없다. GBC는 테네시주 내쉬빌에 본부를 두고 있는 남침례교회의 41개 지부중 하나로 산하에 3천 600여개의 교회가 활동하고 있다.

▲미미 워커 목사/AJC
시대에 거스르는 결정, 물러나지 않겠다 주장

논란의 중심에 선 미미 워커 목사는 “GBC가 시대에 거스르는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1914년 세워진 이 교회를 떠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의지를 확고히 했다. 공동목사이자 남편인 그래함 워커 목사도 “GBC가 드루이드힐스교회를 제명시킨다면 가만히 있지 않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GBC 총 디렉터 로버트 와이트 목사는 “침례교는 신앙과 여성 목사에 관한 조항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고 말하며 “목회자를 제외하고, 사역을 섬기는 여성에 대해서는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드루이드힐스교회 교인 중에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도 있다. 6년째 교회를 섬기고 있는 짐 롸이트 씨는 “미미 목사는 교회에서 큰 일을 잘 감당해 내고 있다. GBC의 이런 결정은 굉장히 어리석은 것이다. 여성도 남성처럼 교회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킴벌리 찰스라는 교인도 “멀지 않은 미래에는 여성도 목사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워커 목사를 지지했다.

미미 워커 목사는 “장로교나 감리교에서 여성들이 자유롭게 사역하는 것을 보고 있다. 여성들이 중심역할을 감당하면서 질적으로도 향상된 사역을 해나가고 있다. 여성 목사 인정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성경을 해석하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갈라디아서 3장 28절(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주자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을 내세웠다.

에모리신학대학원 데이빗 키 디렉터(침례교연구프로그램)는 “대부분 여성목사 인정을 하지 않을 경우, 디모데전서 2장 12절(여자의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지 아니하노니 오직 종용할지니라)을 제시한다”라며 “나는 여성목사를 인정하지 않는 GBC 의견에 반대한다. 여성들이 사회적 측면에서 많은 일을 감당하는 만큼, 교회에서의 영향력도 커지게 됐다. 여성 목사의 지위 향상이 GBC 현(現) 리더십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예를 들어 드루이드힐스침례교회는 한 때 침례교를 대표하는 루이 뉴턴 목사가 이끌던 교회다. 50-60년 대 ‘미스터 뱁티스트’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했던 목회자 루이 뉴턴의 설교단을 잇는 목사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침례교 자체에 큰 변화를 요구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여성목사 수용 여부와 싸워온 신디아 해일 목사(호프크리스천교회)는 현재 5,000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여성 목사다. 그는 “여성목사가 설교하는 것이 비 성경적이라고 믿는 것은 끊이지 않는 교계 이슈이며, 우리 교인들이 늘 부딪히는 질문이기도 하다”며 “성경구절을 인용하며 여성목사를 반대하지만, 역사학적 측면으로 봤을 때 당시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위치가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목회자, GBC 입장 대변

이에 GBC 소속 한인 목회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GBC 한인선교사인 서용남 목사(드림교회 담임)는 “남침례교 소속 모든 교회가 교단적으로 여성목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개교회적으로 여성을 권사로 세우거나, 목회자로 인정해 세우는 교회가 있기도 하다”며 “여자 목사를 세우는 일을 놓고 논쟁을 하는 일은 어떤 것이 성경적인가? 의 문제에서 보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성경과는 다르나 내가 좋아서 아니면 우리교회에 좋으니까라는 생각보다 무엇이 하나님께 영광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또 “침례교회의 특성은 교회를 구성하고 섬김에 있어 신약성경이 무엇을 말하는가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복음의 본질 문제가 아니라면 신약교회라는 인식을 가지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며, 복음 증거와 영혼 구원을 위하여 협력하는 문제를 놓고 기도해야 해야 한다”고 GBC 여성목사 인정 문제를 둘러싸고 야기될 수 있는 논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조지아한인침례교회협의회장인 김상민 목사(훼이트빌침례교회 담임)는 “남침례교단은 성경을 바탕으로 모든 규칙을 세우고, 철저히 이행해 나가는 교단”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여성목사를 세우는 것을 반대한다. 성경이 말한 이외에 것을 임의로 해석해 변형시킬 수 없다. 여성목사안수를 성경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