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기운이 차 오르는 대지를 밟고

연두 빛 자연을 온 몸에 감고 걷고 또 걷는다

온갖 새들이 봄의 소리를 연주한다

종알종알 종달새, 삐악 삐악 삐악새

토록 토록 토록새, 찌륵 찌륵 찌르륵 찌륵새

딱다구리는 새벽부터 공사 중

드르륵 드르륵 드르르륵

닭도 질새라 ‘꼬끼오 꼬끼오’ 새벽을 알린다

그 소리는 사순절 베드로를 기억나게 한다

“새벽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부인하리라”

설마 그럴 리가

설마 가 그로 철저하게 낭패감을 맛보고

영원한 실패자로 추락하게 하였다

주여 나를 용서하소서

저의 혈기도 오만함도 공명심도

계집 종 앞에 여지 없이 깨어졌어요

이젠 불만 보아도 무섭고, 계집종의 옷자락만 보아도 겁이 납니다

주여 어디로 피하리이까?

‘꼬기오 꼬기오’

다시 닭이 울 때 주님의 음성을 기억합니다

“내가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

주님은 그의 망령됨을 알고 실패까지 미리 보시며

저주하고 모른다고 맹세한 그를 측은히 바라보셨다

‘꼬기오 꼬기오’

다시 닭 울음은 주님의 예언을 상기케 하였고

주님의 약속을 기억나게 하였다

죄는 졌어도, 볼 면목이 없어도

종은 주님의 말씀대로 갈릴리로 갑니다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꼬기오 꼬기오’

베드로야 닭이 울 때마다

실패한 상처만 기억하지 말고

너를 격려한 나를 기억하라 그리고 나의 말을 기억하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라

음부의 권세가 해하지 못하리라”

‘꼬기오 꼬기오’

모든 새들도 베드로의 닭 울음에

화합하며 고백한다

오직 주만 노래하고 주께만 노래하고 주와 함께 노래하겠나이다

온갖 새들이 나의 서원의 증인들이다

주여! 불충한 종으로 주의 고난 죽음 부활

그리고 재림을 알리는 새벽 닭 울음이 되게 하소서

‘꼬기오 꼬기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