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시카고한인교회에서 북한내륙선교회(NIM)가 개최하는 북한 구원기도회에 선 탈북자 R 씨의 간증은 북한 체제에 대한 반감이나 탈북자의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한 강한 고발보다는 고통 가운데 자신을 인도하신 하나님에 대한 눈물로 가득했다.

오직 김일성, 김정일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던 군인 R 씨의 삶은 북한에 닥친 식량 부족 사태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북한군은 군인들을 러시아로 보내 벌목공을 하며 돈을 벌어 오게 했다. 새벽 5시부터 그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중노동에 이것 저것 떼이고 나니 1년간 번 총수입이 고작 미화로 20불 가량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가족을 부양하겠다고 러시아까지 온 군인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갈 면목이 없었다. R 씨 역시 이런 상황에서 군으로부터 이탈되면서 자연스럽게 탈북자가 되고야 말았다.

그는 탈북 전 한인교회에 잠깐 출석한 적 있다고 한다. “북한이 그렇게 가지 말라고 하던 게 교회인데 한번 가 보기나 하자”는 반감 덕이었다. 그곳에서 복음을 전해 들었지만 별다른 감동은 없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이 찾아 왔다. 탈북자 신세가 된 후 북한에 쫓기고 쫓기는 과정에서 그는 수차례 러시아 경찰에 검거돼 북한군에 넘겨졌다. 그는 “그 고통은 저로 하여금 복음을 깨닫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말했다. 내일 해가 뜨면, 적어도 탄광으로 끌려 갈 신세, 좀 심하면 정치범 수용소로 갈 형편, 교회에 나간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공개총살 당할 그 위기에서 그는 기도하며 기적적으로 탈출하곤 했다. 그때 그는 “하나님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R 씨는 “김일성, 김정일만이 인생의 전부였는데 그것이 다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그 공허함을 채울 수 없었다”며 “그렇다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면서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은 예수를 믿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남한으로의 탈북까지 거절당한 고통을 통해 그는 그 예수가 자신을 위해 그렇게 고통 당했음을 깨닫게 됐고 구주로 영접하게 됐다.

이후 그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하나님을 위한 헌신을 기도하다 미국으로 가라는 감동을 받고 난민으로 미국 망명을 신청해 승인 받았다. 그는 이제 신학을 공부해 북한 선교 사역에 헌신하려 한다. 간증을 마친 그는 “지금 북한은 김정일 체제가 얼마나 허무한지를 깨달았다. 청년들은 그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여러분의 기도가 아주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도회는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목회자, 평신도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동안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