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마음, 이제 고백 할께요.

Q: 저는 High School에 다니는 H 입니다. 부모님을 따라서 미국에 온 지는 약 10 여년이 되구요. 이제는 미국 문화나 언어가 전혀 낯설지 않아요. 수 년 전에 일입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너무나 바쁘시고 여러 교회를 돌보시는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저는 오빠와 함께 주일날 어느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 교회에서 여름 수련회를 가게 되었지요. 저희 부모님과 함께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수련회 준비를 해서 오빠와 함께 그 교회 수련회에 참석했어요. 오빠 역시 그 교회에서 찬양을 인도하면서 이런 저런 일을 돕고 저는 2박 3일의 수련회 동안 거의 혼나서 self care를 해야 했습니다.

물론 그 교회의 집사님들도 많이 계셨지만, 그 분들은 모두 자기네 자녀들과 식구들을 챙기시는라구 제게까지 관심을 두지 못했어요. 밤에 잠을 자는데, 베개와 이불이 부족했어요. 저 베개와 이불이 없더라구요. 그런데 누구도 저를 챙겨주는 사람은 없었어요. 저는 밤 하늘에 별을 보면서 집 생각이 많이 났고, 집에 계신 엄마, 아빠 생각이나며 혼자서 울어 버렸어요. 집을 떠나 해변가 이 멀리까지 왔는데, 기쁘고 재미있고 좋은 것이 아니라, 왜 그다지 마음이 쓸쓸하고 허전하고 슬펐는지요? 교회에서 말로는 사랑 사랑하면서, 정말 사랑이 없는 곳이구나 그때 저는 체험했어요. 교회 다니는 사람들 말로만이 아니라, 정말 사랑을 실천하면 좋겠어요.


A: 부득불 부모님이 함께 교회 수련회를 참석할 수 없으셨는데, 오빠와 함께 갔지만, 오빠 역시 교회의 다른 일로 바쁘고,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을 때, 어린 나이에 많이 힘들고 어려웠겠어요. 더우기 다른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이것저것 챙겨주실 때, H 님은 혼자 알아서 일들을 처리할 때, 때때로 어쩔줄 몰라 당황된 적이 있었으리라 여겨지네요. 베게도 베지 못하고 이불도 제대로 없이 자게 될 때, 얼마나 마음이 쓸쓸하고 슬펐을까요? 수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며, 얼굴이 달아오르고 눈시울이 서글퍼지는 H 님을 보면서 제 마음 역시 싸한 아픔이 밀려 오네요. 특히 어렸을 때 교회에서 경험한 것이 성장한 후에 신앙 형성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생각할 때, H 님이 지금이라고 그 때의 상처를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감사한 일입니다.

그 당시 H 님이 다닌 교회의 성도님들이 어떤 형편에 있었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일단 H 님이 그 분들의 무관심을 느끼며,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도 자녀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 자녀들이 어떤 모임에서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가져오면, 저 역시 우리 자녀가 어느 있나, 내 자녀부터 찾게 되지요. 이것은 인지상정일 겁니다. 사람의 당연한 마음이지요. 특히 이민 사회에서 내 자식을 내가 돌보아 주지 않으면 누가 돌보아 주나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상식일 겁니다. 그러나, 내 자녀도 중요하지만, 내 옆에 있는 다른 자녀도 돌보아 줄 수 있는 것 역시 인지상정이지요. 내 옆에 헐벗고 굶주려 있는 누군가의 자녀가 있다면, 내 자녀 생각이 나서라도 그 자녀를 그대로 놔 줄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흔히 교회가 세상보다 못하다는 말을 믿는 사람으로부터 들을 때가 있습니다. 그 믿는 사람은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믿는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지요. 믿는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비난과 오해와 배신을 당한 것입니다. 그래서 상처 입은 믿는 자가 차라리 믿지 않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고십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교회의 한 사람으로서 참 마음 아픈 현실이며,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내 자신의 옷깃을 다시 여미게 됩니다. H 자매님, 참 미안합니다. 제가 대신 용서를 구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