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3번째 주일을 맞이하면서 40일간의 사순절 영적 순례기간 가운데 어느덧 반을 지나게 됩니다. 그간에도 작정하며 시작했던 사순절의 특별 새벽기도도 결코 쉬운 날들이 아니었습니다. 유득 험한 날씨로 새벽 제단을 취소한 적도 있습니다. 사순절의 영적 도전은 날씨뿐만 아닙니다. 여전히 우리들의 삶의 환경과 자리 또한 쉽지않아 좌절하게 만들고, 포기하게 만들고, 허망하게 한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쉽지 않은 좁은 길을 오늘도 선택하여 걷고자 함은 그 길이 영광에 이르는 길이요, 그 길이 진리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마침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 선수의 삶을 보면서 저는 그 영광을 보았습니다. 좁고 험한 그 길을 통해 마침내 승리와 영광의 삶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수많은 유혹과 역경속에서도 승리한 그의 삶이 꼭 믿음의 삶처럼 저에게는 보였습니다. 어디 저만의 생각이겠습니까? 그의 영광이 유난히 모든 국민들의 가슴을 감동케 했습니다. 박찬호라는 유명한 야구선수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태극기 앞에서 애국가를 들으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며 내 눈가도 촉촉해졌다”면서 “어린 친구가 엄청난 부담을 업고 해내는 모습을 보며 나는 부끄럽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때 내가 느꼈던 부담감을 억울하게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웠다”며 “김연아 선수가 새롭게 시작하는 나에게 거대한 긍지와 용기를 심어줬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김연아의 금메달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그의 발이었습니다. 금메달을 얻기까지 그의 발은 참으로 상처 투성이었습니다. 어쩌면 영광의 상처라는 말이 맞을 것입니다.

금메달의 영광이 있기까지 그의 발은 수없이 많은 상처와 고통을 안고 그의 주인되는 연아를 위해 헌신하였을 것입니다.

그 기사를 보면서 지난 일월, 새해들어서 상고했던 설교가 새삼스럽게 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시리즈로 새해 결심과 소망을 설교하는 가운데 금년 한해를 보내며 그리스도의 심장을 훈장으로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교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다보면 필연적으로 힘든 일들을 당하게 되고, 때로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되지만 그런 고난을 주의 이름으로 이겨내게 될 때 도리어 우리 가슴에는 주의 심장처럼 훈장으로 남을 것이니 금년 한 해 다갈 때에는 우리 모두 그런 믿음의 훈장들이 기록되기를 소망한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김연아 선수의 발이 제게는 그런 영광의 훈장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사순절 15번째 날, 말씀 묵상가운데 주님의 중보기도가 있었습니다. 주의 제자로 살다보면 필연적으로 어려움을 당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하나님을 거역할 것이기 때문에 빛이 어둠과 공존할 수 없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사람이 세상에 살다보면 충돌이 오고 고난을 겪을 것이라면서 이들을 보전하여 달라고 중보기도해 주셨습니다 (요한 17장.)

그러기에 이 세상을 살면서 역경과 곤란을 당한다면 주의 사람으로는 당연한 일입니다. 그 때 받는 고난을 믿음으로 이겨내어 영광의 메달이 훈장처럼 증거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은 김연아의 발을 보면서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