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한 듯했던 ‘양화진 사유화’ 논란이 다시금 일고 있다. 그간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이사장 강병훈 목사, 이하 협의회)와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담임 이재철 목사, 이하 100주년기념교회)가 양화진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예장 통합의 서울 강북지역노회협의회(대표회장 이건호)와 서울서노회(노회장 이건호), 마포교구협의회(회장 김석순) 등이 최근 개최한 한 세미나에서 다시금 이 문제가 거론되고, 이에 협의회와 100주년기념교회측이 재반박에 나섰기 때문.

통합 서울 강북지역노회협의회 등은 2월 16일 국회 귀빈회관에서 원희룡 의원 초청 ‘기독교 유적지 보존 및 관리를 위한 입법 청원 간담회’(이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간담회에 참석한 인요한 박사(유진벨 선교사 후손)와 원한석 박사(언더우드 후손)는 선교사들이 묻혀 있는 양화진 묘지를 3년째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며 “묘지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날이 속히 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협의회 등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며 양화진은 1년 36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누구에게나 묘역의 출입과 참배·순례가 열려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선교사 후손 및 그 유가족들이 방문하는 경우는 새벽이든, 밤이든 언제든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2009년 10월 8일 스크랜튼 선교사 서거 100주기를 맞아 양화진을 방문한 스크랜튼 선교사의 후손 등.

특히 협의회 등은 100주년기념교회가 양화진을 관리하기 시작한 2005년 7월 이후부터 2010년 3월 5일 현재까지 16만 878명의 참배객이 다녀갔다는 자료와, △헐버트 박사 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손자 내외를 비롯한 300여 명의 관계자들이 2009년 8월 5일 헐버트 서거 60주기 추모식(2009년 8월 5일)을 가졌고, △스크랜튼 100주기를 맞아 이화여대와 상동·아현·동대문 교회의 초청으로 스크랜튼의 고손자를 비롯한 유족들의 추모식을 2009년 10월 8일에 거행하였으며, △100여 기가 넘는 미군 및 관련 유가족 묘역을 미8군부사령관이 2009년 11월 6일에 참배하였고, △한미친선연합회가 2009년 9월 21-10월 1일까지 대대적으로 미군 묘역을 정비하였으며, △허용석 관세청장은 2009년 6월 1일 관세청의 초석을 놓은 헬리팩스 등의 설명판을 설치하고 묘역을 참배했다는 기록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협의회 등은 통합측 한 인사가 신문에 게재한 칼럼 내용 중 “특정 교회가 이 묘원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 유적지가 합법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사유화되거나 훼손돼 무너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등은 그 근거로 100주년기념교회가 양화진의 역사를 왜곡하고 묘원을 불법적으로 훼손했다는 고소 및 고발이 대여섯 차례나 있었으나 모두 불기소 및 각하되면서 사실 무근임이 드러난 것과, 양화진의 합법적 소유권이 협의회에 있다는 사실은 국무총리실에서 실시했던 2007년 9월 3일의 마포구청 감사에서도 입증됐다는 것 등을 제시했다.

협의회와 100주년기념교회는 양화진을 관리하기 시작한 2005년 7월 이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을 비롯한 현행법을 철저히 지키고 있기 때문에 △양화진에 에비슨 선교사의 손녀를 묻고 싶어하는 연세대학교의 계속적인 요청과 △서울 유니온교회 관리 당시 37기의 불법매장 예약, △KBS TV 인터뷰를 통해 양화진에 묻히고 싶다는 원한석 씨의 희망에 대해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협의회 등은 또 “사유화되었다는 것만큼이나 터무니없는 주장은 양화진이 ‘무분별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라며 “100주년기념교회가 양화진의 역사를 전시한 양화진 홀이 들어 있는 홍보관 건축을 위해 사용한 40억은 차치하고라도, 양화진 묘역의 정비와 안내 봉사, 선교기념관 보수, 그리고 양화진문화원의 유지 등을 위해 100주년기념교회는 불과 5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40여억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100주년기념교회가 관리하기 전(좌측)과 후(우측) 양화진 묘원의 모습.

그러면서 협의회 등은 이같은 의혹 제기가 계속되는 데 대해 “특정인들이 정당하지 못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근거 없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한 번이라도 방문해 보신 분들이라면 모두 인정하듯, 양화진은 아름답고 엄숙해졌을 뿐 아니라 국제 사회의 기준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 성지공원으로서의 표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