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당회와의 갈등을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던 미국 LA 동양선교교회 강준민 목사가 입장을 번복했다. 지난 10월 8일 주일 예배를 통해 당회장직 사의를 표명했던 강준민 목사는 22일(현지시각) ‘좋은 발자취를 남기도록 합시다’라는 제목의 주일 목회서신을 통해 사임하는 대신 교회 개혁에 앞장설 것을 천명했다.

강준민 목사는 서신에서 “그동안 헌법, 구조, 조직, 시스템에는 큰 관심이 없었으나 우리 교회가 시대가 변했고 교인 수가 많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구조에 의존하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됐다”고 교회 개혁을 추진하게 된 취지를 밝혔다.

그는 “불변하는 진리를 전하기 위해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며 “죽은 것은 변화하지 못하며, 변화하지 않으면 죽게 된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30년 전 영광스러웠던 교회들이 이름조차 남아 있지 않은 것은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강준민 목사는 “눈 덮인 들판을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걷는 발자국은 뒷사람들의 길잡이가 되리니”라는 김구 선생의 말을 인용해 교회 개혁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비치기도 했다. 그는 “하나님과 이민교회, 조국교회의 시선이 우리 교회에 머물러 있는만큼 사명감을 갖고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새 시대를 맞이해 ‘교회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기도하고 있다. 교회 개혁은 ‘장로’라는 존귀한 직분을 경시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 교회가 존재하는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강준민 목사는 열왕기서 강해를 통해 교회 개혁을 강조해 왔다. 그는 19일 새벽기도회를 통해 교회 개혁을 반드시 완수할 것이며 내년에는 오엠캠 사역, 코스타, 레노바레 세미나 인도 외에는 어떤 외부 사역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동양선교교회는 오는 11월 5일 2부 예배 후 임시공동회의를 개최한다. 회의 안건은 ‘담임목사 사의 의사 표명 철회’와 ‘교회 제도·조직 개선 및 헌법 개정을 포함한 개혁을 담임목사에게 위임한다’는 두 가지다. 동양선교교회는 이를 위해 한 달여간 교인들의 서명을 받아 15일까지 출석 성도 4,506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 18일 임시당회에서 2차례의 투표를 거쳐 찬성 14표, 반대 13표로 임시공동회의 개최가 확정됐다.

공동의회에는 16세 이상 세례 받은자로 등록 교인이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총회 참석자의 3분의 1이 찬성하면 안건은 통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