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참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아이티에 세계 교회가 물적, 인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동시에, 고난 속에서 아이티인들의 신앙을 지탱해 주기 위한 다양한 도움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먼저 미국성서공회는 아이티성서공회를 비롯한 세계 성서공회와 협력해 아이티인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사용할 수 있도록 반영구적 수질 처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을 지원하기로 한 데 더해, 현지 교회들을 통해 20만 부의 기독교 서적과 5만 부의 성경을 아이티인들에게 지원할 계획에 있다.

아이티성서공회 디렉터인 마그다 빅토르 목사는 “아이티의 지금 상황은 참혹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티인들에게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며 “아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스탭들은 아이티인들이 현재 무엇보다 필요로 하는 깨끗한 물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뿐 아니라, 그들의 정서적, 영적 상처를 돌볼 하나님의 말씀을 제공하는 데도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대한성서공회도 아이티에 성경 8천부를 기증한다. 성서공회 한 관계자는 “다행스럽게도 아이티성서공회 건물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고 직원들도 무사하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식량과 약품 등 생활필수품이 당장 필요하지만 아이티성서공회에서는 재해를 당한 국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성경을 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성서공회에서는 아이티어 성경전서 8천 부의 제작에 착수, 2월 중 발송하기로 했다. 이 성경은 현재 아이티의 항구가 폐쇄되어 있지만 복구가 이루어지면 아이티로 향하고 그렇지 못하면 도미니크공화국으로 발송, 육로를 통해 현지에 도착될 예정이다. 이번에 대한성서공회가 기증하는 아이티어 성경전서의 제작 및 선적대금은 3만 2천 달러(한화 3천 8백만 원)에 이른다.

절망 가운데 빠진 아이티인들에게 방송을 통해 하나님의 위로를 전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국제 기독교 미디어 사역 단체인 TWR은 지난 14일부터 아이티 크레올어로 만들어진 라디오 기독교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티에는 4VEH, 라디오 뤼미에르의 두 기독교 라디오 방송 채널이 있는데, 이 중 포르토프랭스 지역 채널인 라디오 뤼미에르의 전파 송출 시설이 지진으로 파괴되어버린 상태라고 TWR은 전했다. TWR은 현재 4VEH의 방송을 포르토프랭스에서 동시 송출하고 있으며, 라디오 뤼미에르가 방송을 재개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TWR은 “피해가 가장 컸던 포르토프랭스의 아이티인들이 말씀과 찬양으로 신앙을 굳건히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고난 속에서 더 커지는 복음에 대한 갈증을 채워 줄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이티에서 사역하다 일시 귀국했던 선교사들도 아이티로 돌아가 선교사역과 교회지원 사역을 재개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아이티 피해 복구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미국 교단 중 하나인 연합감리교회(UMC)측은 아이티에서 일시 귀국했던 선교사 15명이 현재 다시 아이티로 돌아갈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진이 일어나기 얼마 전 귀국한 프랭크 프리카시니 선교사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도 아이티인들은 늘 배가 고팠고 목이 말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정말 가진 것이 적은 상태에서 모든 것을 시작했고, 지금은 그나마 아무것도 없게 됐다. 어서 돌아가 그들을 돕고 싶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번 지진 피해로 아이티의 교회들 역시 많은 피해를 입어 포르토프랭스의 성당과 교회 대부분이 파괴됐으며, 기독교 지도자들도 많은 수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도 살아남은 기독교 지도자들은 아이티인들이 신앙을 통해 절망을 견뎌낼 수 있도록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신실한 아이티인들 역시 하나님에게서 희망을 찾고자 교회로 몰려들고 있다.

아이티에서 현재 문서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미국남침례교(SBC) 소속 마크 러틀리지 선교사는 “아이티 교회는 이번 지진 참사를 잃어버린 많은 영혼들을 하나님에게로 돌아오게 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며 “하나님께서는 혼돈과 절망뿐인 것 같은 이 상황조차 아이티를 위해 선하게 사용해 주실 것이다. 세계 교회의 기도와 다양한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