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중부 플라토 주(州)의 주도 조스에서 기독교와 이슬람 간 유혈 충돌로 사망자가 속출해 현재까지 40여 명이 넘게 희생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조스는 평소에도 양 종교 간 갈등이 심각해,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17일 약 2백 명 가량의 무슬림 청년들이 성 미카엘 가톨릭 성당을 공격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들은 처음에는 성당 옆에 있는 집을 수리하기 위해 모였는데, 이 집은 2008년 양 종교 분쟁 당시 기독교인 3명을 살해한 범인이 소유하고 있는 집이었다.

무슬림 청년들은 성당을 지나가던 한 여성을 갑자기 폭행하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성 미카엘 성당으로 몰려들어 공격을 시작했고, 그리스도사도교회와 서아프리카복음주의교단에 속한 교회 2곳을 포함해 인근 교회들을 돌아다니며 불을 지르고, 이 지역 가옥과 사업장에서도 방화를 저질렀다.

그러자 기독교인 청년들도 격분한 상태에서 주위의 모스크들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고, 이내 조스 시내 다른 곳에서도 무슬림과 기독교인들 간의 분쟁이 확산되기 시작해, 지금껏 총성이 그치지 않고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는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조스에는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야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으며, 굿럭 조나단 나이지리아 부통령은 시내에 군 병력을 진입시킬 것을 명령한 상태다.

한편, 사건 후 기자회견을 가진 플라토 주 경찰서장 그레그 아냔팅은 이번 사태가 성 미카엘 성당 교인들이 먼저 무슬림 청년들을 공격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발표해 기독교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조스에서의 양 종교 간 충돌은 지난 2001년 이래로 지속되고 있지만, 샤리아를 상당 부분 실정법에 반영할 정도로 강경 이슬람 세력이 집권하고 있는 플라토 주의 실정상 공정한 수사나 재판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이곳 기독교인들을 밝히고 있다.

조스에서는 2008년 11월에도 양 종교 간 유혈 충돌로 3백 명 이상이 사망했고, 이보다 앞선 2004년에는 1백여 교회가 파괴되고 7백 명 이상이 사망했다. 2001년 9월에는 무려 1천 명 넘게 목숨을 잃는 일이 있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전체 1억5천만 명의 인구가 있으며, 종교 분포는 이슬람이 우세한 북부와 기독교가 우세한 남부로 나뉜다. 무슬림과 기독교인 인구는 비슷한 수이며, 조스를 비롯한 중부 및 북부 지역에서 종교 분쟁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