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8년도에 선교를 위해 아이티에 다녀온 이후 1년 뒤인 지난 해 11월 아이티에 두 번째 다녀왔습니다. 제가 다녀온 지 채 두 달이 안되어 이번에 큰 지진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제게 아이티 대지진은 전혀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이번에 붕괴된 공항 새청사를 비롯하여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전경이 제 기억에 생생합니다.

‘진흙 쿠키의 나라’로 불리우는 아이티!

먹을 것이 없어서 진흙을 과자로 만드는 현장과 그 과자를 먹는 사람들을 직접 보았습니다. 정말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한끼를 먹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나라에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현재 사망자 20만명, 이재민 15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재앙입니다. 지진을 일어나게 하신 하나님을 원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지진을 ‘재난의 옷을 입은 하나님의 축복’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번에 걸친 방문을 통해 제가 내린 결론은 아이티는 ‘나라가 아니다’였습니다. 정부가 있지만 정부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전국은 고사하고 수도(首都)조차 상하수도 시설이 전혀 없습니다. 쓰레기 수거도 하지 않아 거리는 쓰레기와 악취로 가득차 있습니다. 경찰이 있지만 전혀 제 역할을 못해서 UN군이 온 나라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기시설도 거의 없습니다. 현재 세계각국에서 구호물자가 도착하였지만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크리스찬들이 알아야 할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아이티가 ‘사탄의 나라’라는 사실입니다. 서부 아프리카에서 붙잡혀온 아이티사람들은 1804년 프랑스 식민통치로부터 독립을 쟁취하였습니다. 이들은 1791년 사탄의 힘을 빌어 독립하기 위해 사탄에게 나라를 바쳤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지금도 사탄을 숭배하는 부두교(Voodoo)를 따르고 있습니다. 20여년 전에 대통령이 나라를 사탄에게 바친다고 다시 한번 선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난 11월의 방문을 통해 아이티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아이티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머리가 좋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매우 영적이며 음악을 좋아합니다. 마음이 매우 순수하고 신실한 크리스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조국이 변화되기를 갈구하는 젊은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출애굽 직전 이스라엘 백성들의 부르짖음이 하나님께 상달된 것처럼, 아이티사람들의 오랜 절규가 드디어 하나님께 상달된 것입니다.

전세계가 동시에 지금처럼 아이티를 바라본 적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나라가 하나가 되어 지금처럼 아이티를 도운 적이 없었습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아이티를 ‘하나님의 나라’로 삼으시기 위해, 아이티사람들을 가난과 질병, 부정부패의 늪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대지진이라는 충격요법을 사용하신 것 같습니다. 지금 수많은 나라들이 신속하게 구호에 동참하는 모습과 특히 미국이 만 여명의 군인 파병을 비롯하여 대규모 구호활동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지진이 ‘재난의 옷을 입은 축복’이라는 사실을 더욱 확신하게 됩니다. 영적인 눈으로 아이티 지진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