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재앙을 대하는 시카고 성도들의 마음도 착잡하다. 현재까지의 집계에 따르면 사망자만 20만명이고 이재민만 150만명이다. 건물이 부서지며 탈옥한 갱들이 도심을 장악했고 현지는 식량, 의료, 행정의 부재는 물론 치안까지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다. 구호 전문가들까지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현지의 지진 피해와 치안 상황을 비롯한 그 후폭풍은 거센 형편이라 한다.

그러나 시카고 지역 목회자들은 대재앙 가운데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강조하며 희망의 기도를 놓치 않고 있다. 지난 11월 직접 아이티 선교를 다녀온 시카고한인교회 서창권 목사는 이번 대재앙을 “재난의 옷을 입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서 목사는 이번 사태에 충격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우리 성도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아이티가 사탄을 숭배하는 ‘부두교’의 나라라는 사실이다”라면서 “아이티 사람들은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벗어나기 위해 1791년 국가를 사탄에게 바쳤으며 여전히 대다수 국민들이 사탄을 숭배하는 부두교를 믿고 있다. 20년 전에도 대통령이 나라를 사탄에게 바친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그러나 직접 방문해 본 아이티의 국민들은 부지런하고 머리가 뛰어나며 매우 영적이다”라면서 “그곳에서 조국이 변화되길 바라는 신실한 기독교인들을 많이 만났다”고 전했다. 그는 “출애굽 직전의 이스라엘 백성의 부르짖음이 하나님께 상달된 것처럼 아이티 사람들의 절규가 하나님께 상달됐다”면서 “이번 재앙은 하나님께서 아이티 사람들을 가난과 질병, 부정부패의 늪에서 구하기 위해 사용하신 방법”이라 해석했다.

한마음성공회 주인돈 신부는 “우리가 지금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면서 “아이티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제가 잘 아는 성공회 신부의 딸이 아이티에서 구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고, 같은 시카고교구의 한 신부로부터 자신이 섬기는 신자 가운데 5명이 아이티 출신이며 그 중에 가족을 잃은 사람이 많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주 신부는 “세계 어느 곳의 사건이든 우리가 함께 경험하는, 우리와 연결된 일이다. 더불어 사는 지구촌 시대의 가족인 우리가 서로 아픔과 희망을 나누어야겠다”면서 “하느님은 이 사건을 통해 우리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도록 말씀하고 계신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남부시카고한인연합감리교회 이요한 목사는 마태복음 24장의 말씀을 인용하며 “인간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난리가 일 때 세상의 사랑이 식어갈수록 우리는 사랑의 제자들이 되어야 한다”면서 “‘가난한 자의 부르짖음에 귀를 막는 자가 있다면 그가 부르짖을 때에는 들어줄 자가 없느니라’는 잠언서의 말씀 따라 우리는 그들을 위해 긍휼로 기도하고 돌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이제 우리가 어려움에 봉착한 심령들의 부르짖음에 손을 내밀 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이라면서 ”우리를 죄와 사망으로부터 긍휼히 여기시는 사랑으로 생명을 얻은 우리가 이번 기회에 나눔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구호에 적극 나서자”고 강조했다.

포도원교회 양현표 목사는 “전7:14의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는 말씀으로 이번 지진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목사는 “이번 사태에는 분명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지만 이것을 그 나라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저주나 징벌이라 볼 수는 없다. 하나님의 백성이든 아니든 누구에게나 어느 나라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할 뿐이다”라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제 이것을 어떻게 볼 것이냐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