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원고의 내용은 지난 10월 7일 감사한인교회(담임 김영길 목사)에서 개최된 '미션빌더스포럼'에서 발제된 내용이다. 총 4회에 걸쳐 풀러신학교 박기호 교수의 '선교역사에서 본 이민교회의 선교적 특성'원고가 실리며 온라인 지상을 통해 타 발제 내용도 연재된다. 자료제공: 미션빌더스포럼

이민교회는 세계선교 운동에 있어서 큰 기여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세계 각국에 세워진 한인 이민교회들은 본국 교회가 파송하는 선교사들과 더불어 21세기 세계선교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한인 이민교회들이 21세기 한인 선교운동에 있어서 보다 더 큰 기여를 하기 위해서 이민교회의 선교적 특성을 이해하고 유감없는 봉사를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강의에서 나는 하나님께서 세계선교를 위하여 사용하시는 네 가지 메카니즘을 소개하고, 성경 역사에 나타난 이민자들/이민교회들을 통한 선교의 특성과 한국선교 역사에서 본 이민교회 선교의 특성을 논한 후에 이민교회의 바람직한 선교를 위한 제안을 하도록 하겠다.

1.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선교 메카니즘

많은 사람들이 세계선교가 공식적인 파송을 받아 선교지에 나가 사역하는 선교사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공식 파송을 받아 선교지로 나가는 선교사들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사용하여 자신의 통치를 이 세상에 구현하신다.

랄프 윈터 박사 (Ralph D. Winter)는 그의 "하나님의 나라가 반격을 가하다" (The Kingdom Strikes Back)이란 글에서 하나님께서 세계선교를 위하여 사용하시는 네가지 메카니즘으로 1) 선교적 의도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나감 2) 선교적 의도 없이 비자발적으로 나감 3) 자발적으로 나옴 4) 비자발적으로 나옴을 들었다. (미션퍼스펙티브, 서울: 도서 출판 예수 전도단, 2000, 186쪽) 하나님은 자신이 만왕의 왕이요 만유의 주가 되심을 (마 28:18) 온 세상이 알게 하고 그의 통치를 받아들이도록 하시기 위해 적어도 네 종류의 방법을 사용하신다는 것이다.

선교적 의도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나아가는 구약의 대표적인 유형에는 아브라함과 모세가 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너는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창 12:1)고 하셨고,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땅의 모든 족속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기 위하여 나갔다. 모세의 경우는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 (출 3:10)는 소명을 받았을 때 그가 비록 처음에는 자발적이지 아니었지만 결국 하나님의 강권하심에 따라 선교적 의도를 가지고 나가 이스라엘을 출애굽 시키는 사역을 감당하였다. 선교적 의도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나간 신약 성경의 예로는 예수님께서 성부 하나님의 보냄을 받아 자발적으로 오신 것 (요 20:21), 열두제자가 예수님의 보냄을 받아 나간 것 (마 28:18-20), 칠십인 전도대가 예수님의 보냄을 받아 나간 것 (눅 10:1-20), 바나바와 바울이 성령과 안디옥교회의 보냄을 받아 나간 것 (행 13:1-3), 그리고 교회 역사 속에서는 윌리암 케리, 허드슨 테일러, 도날드 맥가브란, 이기풍, 박태로, 시병순, 김영훈, 방지일을 비롯한 선교사들이 있다.

선교적 의도 없이 비자발적으로 나갔으나 선교를 위하여 쓰임받게 된 사람들의 유형에는 요셉, 다니엘, 그의 세 친구들, 나아만 장군의 집에서 일한 여자아이, 나오미 등이다. 요셉의 경우 본인이 선교적 사명을 가지고 애굽으로 간 것도 아니었고, 그의 형제들이 그에게 선교비를 주어 그를 그곳에 보낸 것이 아니었지만 선교의 주체가 되시는 하나님께서 그를 애굽과 열국을 구원하는 일에 사용하셨음을 그의 고백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 . . .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에 보내셨나니 그런즉 나를 이곳에 보낸자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로 바로의 아비를 삼으시며 그 온 집의 주를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치리자로 삼으셨나이다" (창 45:5, 7, 8).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들도 바벨론에 전쟁 포로로 끌려간 사람들이었으나 하나님을 공경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던 중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그들이 살고 있는 제국안의 왕을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위대한 선교사명을 완수하였다 (단 3:28-30; 6:25-27). 시리아 나아만 장군 집에 전쟁 포로로 끌려온 계집아이도 선교적 사명을 가지고 그 곳에 간 것이 아니라 비 발적으로 갔지만 그의 증거로 나아만이 결국 구원을 입었다 (왕하 5:1-19). 그리고 나오미도 선교적 의도가 없이 흉년을 피하여 모압 지방으로 갔지만 그곳에서 룻의 구원을 위하여 하나님에게 쓰임을 받은 사람이 되었다 (룻기 1장).

하나님의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을 보고 자발적으로 나아온 사람들로는 시바 여왕과 룻과 같은 사람이 있다. 시바 여왕은 솔로몬에게 주신 하나님의 축복의 소문을 듣고 솔로몬에게 자발적으로 나아와 직접 그를 만나 그의 지혜에 감동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되었고 (대하 9:1-12), 룻도 시어머니 나오미의 믿음과 삶을 보고 하나님께로 자발적으로 나와 하나님의 백성의 일원이 되었다(룻 1:16-18). 비자발적으로 나아온 사람들로서는 구라파와 미국에 종으로 잡혀 온 아프리카인들이라 할 수 있다.

예외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민자들은 선교적 의도 없이 비자발적으로 나갔으나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귀하게 쓰임받는 두번째 유형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민자들 복음화를 위하여 세워진 이민교회들도 점차 사역을 이민자들만을 위한 사역에서 주재국 복음화와 다른 나라의 민족 복음화를 위한 사역으로 확대한다.

구약에서 이방의 빛이 된 사람들은 대부분 이민자들이었다. 그들이 비록 선교적 의도가 없이 다른 세계로 나갔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하나님을 공경하며 자기들이 옮겨간 나라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그 나라와 민족들을 복음화 하는데 위대하게 쓰임 받았다. 신약에서도 예루살렘의 원 사도들 보다 선교지의 언어와 문화와 세계관을 잘 이해한 바나바와 바울을 비롯한 이민자들이 귀하게 쓰임받음을 볼 수 있다. 안디옥교회도 로마교회도 바로 이민자들에 의해 세워진 교회이었으며 그들은 그들에 살고 있는 지역 뿐 아니라 세계 복음화에 큰 기여를 한 교회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