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우창록, 이하 기윤실)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섬김’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2009 한국교회의 사회적 섬김 보고서’를 15일 발표했다.
▲<표1> 종교단체 관련 사회복지사업 주요 법인현황.

조사 결과 사회복지와 자원봉사 등 전통적 사회적 섬김 분야에서는 한국교회가 많은 역할을 감당하고 있지만, 최근 떠오르는 환경이나 공정무역 등의 영역에서는 더욱 전략적 지원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부터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파악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기윤실은 국민 5명 중 1명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놓고 신뢰도 제고를 위해 이같은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교회가 신뢰받기 위해 해야 할 사회적 활동을 묻는 질문에 60.3%가 ‘봉사 및 구제활동’을 꼽았기 때문이다.

기윤실 관계자는 “‘한국교회가 이만큼 사회를 섬기고 있다’고 자랑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한국교회가 어느 정도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섬기고 있는지 객관적인 현실을 정확히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은 더 발전시키고, 잘 되고 있는 것은 중복 투자되지 않도록 실제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기윤실의 이번 보고서에는 사회복지와 교육, 대북지원과 해외원조, 의료, 나눔운동과 자원봉사 등 각 분야 종교별 기여도와 한국교회 기여 현황을 정리했다.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개교회 및 교단의 독자적인 활동이 많았고, 한국교회 전체 통계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취합하고 있는 기관이 없어 현황 파악이 쉽지는 않았다”며 “이로 인해 깊이있는 분석과 통찰을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자평했다.

사회복지단체, 숫자는 개신교가 압도적

▲<표2> 전국 종합사회복지관의 종교별 운영주체 분류.
먼저 사회복지법인 수는 개신교가 압도적이다. 2008년 기준으로 전체 372곳 중 개신교가 194곳(52.2%)을 차지해 절반이 넘었다. 불교 104곳(28%), 천주교 58곳(15.6%), 기타 16곳 등이었다<표1 참조>.

국민들의 복지수요와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종합사회복지관 운영주체 비율로도 2009년 9월 기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홈페이지에 개시된 414곳 중 개신교가 188곳(45%)을 차지, 각각 49곳(12%)을 운영하는 가톨릭과 불교보다 훨씬 많았다<표2>. 기타가 114곳으로, 이는 종교단체와 관련없는 민간단체 및 학교법인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기윤실은 “앞으로 노인이나 아동, 장애인 복지관에 대한 종교별 운영주체에 대한 조사도 전개할 예정”이라며 “더 구체적인 한국교회 섬김 현황을 알기 위해서는 사회복지관들 뿐 아니라 교회 내부적으로 이뤄지는 사회복지 현황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노숙인 복지시설의 경우 한국교회봉사단이 지난 2009년 2월 전국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신교가 54곳으로 전체 86곳 중 62.8%를 차지했다. 불교가 8곳, 천주교가 5곳, 기타가 19곳이었다.

저소득층 아동들의 교육을 돕는 지역아동센터도 개신교가 전체 3,013곳 중 1,601곳(53.1%)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윤실이 개신교에서 운영중인 지역아동센터들 중 452곳을 조사한 것에 따르면 교단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는 기관이 30곳(6.6%)에 불과해 교단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원봉사, 대북지원·해외원조, 장기기증의 경우

일상적이고 다양하게 이뤄지는 자원봉사 활동을 종교별로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자원봉사로만 놓고 봤을 때 개신교인이 연인원 전체 122만여명 중 70만명을 차지해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표3>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실적 및 개신교단체의 지원 실적.

개신교 단체들의 대북지원 실적도 조사됐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9월 현재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은 총 79곳이며, 이 중 개신교 계열은 22곳이었다. 개신교 대북지원 기관은 △명칭과 사명에 기독교적 정체성을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조직 △최고경영자를 포함하는 주요 종사자가 기독교인인 조직 △후원자 대부분이 교회(성도)로 형성된 조직 △창설 모조직이 교회 혹은 교계 기관인 조직 등을 기준으로 했다. 개신교 단체들의 지원 실적은 <표3>과 같으며, 이는 3년간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 중 40.3%를 차지한다. 적지 않은 액수가 개신교 대북지원 기관들로부터 북한에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원조단체들도 개신교가 17곳으로 전체 47곳 중 36%를 차지했다. 불교가 3곳, 원불교가 2곳, 천주교가 1곳, 무교가 16곳, 기타가 8곳이었다.

▲<표4> 장기기증 희망등록자의 종교별 비율.
장기기증 등록자의 종교별 현황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자료에 따르면 개신교가 전체 294,888명 중 234,773명으로 80%에 달했다<표4>. 이외에는 불교 11%(32,885명), 천주교 9%(27,155명) 등이었다. 그러나 이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된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 586,407명 중 절반에 불과한 통계이고, 종교별로 장기기증 등록기관이 따로 있음을 감안하면 의미가 많지는 않은 수치로 볼 수 있다. 기윤실 관계자는 “이를 고려하더라도 개신교 신자의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경우 천주교 계열이 81곳(48%)으로 개신교(49곳, 29%)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