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비오 친콴타 국제빙상연맹(ISU) 회장이 김연아의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을 강요한 것은 일본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올림픽을 앞두고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시애틀 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올림픽 특집기사에서 김연아 측의 거듭된 4대륙대회 불참의사에도 불구, 친콴타 회장이 ISU 제재 규정까지 들먹이며 거의 위협적으로 출전을 강권한 것은 일본기업들의 압력이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현재 ISU의 공식 후원기업체는 모두 7개다. 이 중 4개가 일본기업이고 나머지 3개는 프랑스다. 따라서 세계 피겨스케이팅은 두 나라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불과 25여일 앞두고 열리는 4대륙대회에 김연아가 출전한다는 것은 누가봐도 무리다.

현재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캐나다 토론토에서 집중훈련을 받고 있는 김연아가 이 대회 참가를 위해선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고 이에 따른 시차적응 또한 쉽지 않다. 특히 모국(전주)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꼭 우승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당연하다.

이 점을 익히 알고 있는 일본 측이 ISU 회장에게 김연아의 대회 참가를 성사시키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다.

친콴타 회장이 일본의 '돈' 로비에 굴복했는지, 아니면 일본기업의 비위를 맞추려 스스로 무리수를 뒀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일본 측의 로비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소문이 피겨스케이팅계에서 나돌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 떠돌고 있는 또 다른 소문은 섬뜩하다. ISU 측이 심판들에게 김연아의 약점을 인지시키고 있다는 루머다. 점프에 강한 일본 선수들과는 달리 김연아는 이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지난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프로그램을 실례로 꼽는다. 김연아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완변하게 구사했지만 트리플 토루프에서 세 바퀴를 돌지 않았다며 다운그레이드 판정이 내려졌다. 결국 기본점수가 떨어지며 안도 미키에게 쇼트 1위자리를 내줘야 했다.

밴쿠버 올림픽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의 3파전으로 압축될 것이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져 있다. 그래서 일본은 자국 선수에게 금메달을 안겨주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연아로서는 더욱 완벽한 연기와 압도적인 기술로 올림픽에 나서는 것만이 금메달을 따는 지름길이다.

김성은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