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나가는 큰 아이를 학교에 내려 주고 일찍 교회 사무실에 나갑니다. 밤새 근무하던 버지니아 전력회사 통제 센터 직원들 차들이 한 구석에 모여 있는 주차장에서 가장 먼 곳에 차를 세우고 건물에 들어갑니다. 로비 타일에 부딪치는 구두 소리만 울리는 텅 빈 건물을 휘 둘러 보고 사무실에 들어 보곤 합니다.

일전에 IMF를 경험한 어떤 사장님의 글에서 회사의 위기를 극복한 비결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위기가 닥칠 때 그 사장님 깨달은 것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직원은 회사를 망하게 하는 사람이고 정해진 출근시간보다 일찍 출근하는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누구보다 앞서 출근해서 얻는 짧은 아침 시간이 얼마나 귀하게 쓰이는지 모릅니다. 그 시간에 하루 종일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때도 있고 짧은 시간임에도 훨씬 더 내실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시간에 문득 깨달은 사실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의 의자에 앉는 즉시 가장 먼저 이메일을 확인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것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에 가장 먼저 서두르듯이 하는 일이 이메일 서버에 로그인하여 수십 통의 이메일을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더 귀하고 훨씬 더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속에 깊이 울려 왔습니다.

그 후 마치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티 샷을 치기 전에 일정한 프리 샷 루틴을 따르는 것처럼 아침의 프리 샷 루틴을 정하고 이른 아침 출근할 때마다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저 잠시 기도하고 시작하는 단순한 방법보다 더 잘 짜여진 일정한 루틴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책상 옆 바닥에서 팔굽혀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합니다. 운전하고 오느라 구부려진 허리와 배를 펴고 전신에 새로운 긴장을 불어 넣습니다. 책상 옆에 선채로 우리 교회에서 가르치는 "크리스천 웰비잉"에 나오는 몸기도를 하면서 마음과 영혼과 숨을 고르면서 하나님께 향하게 합니다.

의자에 앉습니다. 가장 먼저 교회 홈페이지에 갑니다. 교회 홈페이지에 있는 365 일독 성경 버튼을 눌러서 홀리넷에서 제공하는 일독 성경을 읽습니다. 일년에 성경을 한번 읽도록 구약, 신약, 시편을 매일 띄워 주는 사이트입니다. 물 흐르듯이 편안하게 그날의 일독 성경 본문을 읽습니다.

그 다음은 성서유니언의 영한 대조 매일 성경 사이트를 엽니다. 매일 성경에서 제공하는 큐티 본문을 가지고 묵상하고 기도합니다. 일독성경을 읽을 때보다 좀더 시간을 들여서 묵상하고 기록을 하고 기도를 합니다.

그 다음은 교회 홈페이지에 있는 중보기도 버튼을 눌러서 중보기도로 들어갑니다. 일주일에 한번 한 시간의 중보기도의 기준이 있지만 아침 루틴을 할 때마다 전체기도 제목 중의 일부라도 꼭 살펴 기도합니다.

여기에 보태서 앞으로 온라인 합심기도 또는 온라인 짝 기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기도 사역자들과 목회 스태프들이 매일 1분짜리 목회 기도를 녹음해서 교회 홈페이지에 올리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아침을 시작할 때, 또는 하루 중에 어느 때나 온라인 짝기도를 누르면 흘러나오는 기도를 들으면서 기도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도의 짝과 함께 앉아 짝 기도를 하듯, 기도 합주회에서 기도 듀엣을 하듯이,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합심기도를 하듯, 교회 사이버 짝기도 사이트에서 흘러나오는 목회 기도를 통해서 기도 받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하루를 시작할 때 웹서버와 이메일 서버에 로그인하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로그인하고 하나님의 보좌에 로그온하고 하나님의 마음에 사인해서 밤새 인생에 쌓인 정크 메시지들을 거둬 내고 하나님의 메시지를 체크하는 작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을 새겨야겠습니다.

한빛 지구촌 교회 장세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