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누구에게나 누군가를 처음으로 동경하고 그리워하기 시작했던 날에 대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대상은 비단 이성이 아니더라도 유치원 때의 친구일 수 있고, 초등학교 때의 짝꿍일 수 있고 혹은 가수나 탤런트 또는 친구의 오빠나 학교 선생님 등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관련된 모든 것이 신비롭고, 알고 싶어지고 또 그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싶어지던 그 어떤 사람일 것입니다. 아무도 가슴 설레며 생각하고 그리워 해 본 적이 없다면, 적어도 좋아했던 친구를 떠올려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대상을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의 태도나 행동에는 공통된 점이 있습니다. 어딘지 설레고 스스로를 보다 더 꾸미고 단장하고 사소로운 일에도 호기심과 새로운 해석을 하고 왠지 비밀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들썽거리기도 하고 한 마디로 귀와 눈이 예민해지고 모든 감각이 더 새로워지는 듯한 분위기를 갖습니다. “그 집 앞”이라는 노래처럼 공연히 설레며 그 사람의 주변 가까이에 가는 계기를 찾을 것이고 갈 필요가 없던 곳일 지라도 그 사람이 있는 자리라면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가려 할 것입니다.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노랫가사는 그래서 외모만이 아닌 내면의 다양한 속사정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좋아하고 있는 사람의 애타는 마음상태가 바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라면 하나님은 어떻게 그것을 표현하실까요? 하나님께서 여러분이 하나님을 찾아 주기를, 그래서 만나 주기를 간절히 기다리신다면 그것을 어떻게 여러분께 알리실까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존재를 알리는 은밀한 표현이 바로 계시입니다. 계시(revelation, 啓示)는 “숨겨져 있는 것을 나타내 보여 준다”는 일반적인 의미가 있지만, 보통은 하나님의 계시(divine revelation)로 한정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계시에는 누구에게나 해당되고 표현되는 일반계시와 초자연적인 현상을 통해 특별한 대상에게 보여주는 특별계시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공개되어도 좋은 무방한 내용의 편지처럼 일반계시는 누구에게나 두루 베풀어지는 내용의 계시여서 자연의 법칙,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인간에게 부여된 양심과 영원 지향성, 그리고 역사 등의 내용이 이에 속합니다. 선택된 사람들에게 제한되며 초자연적 방식을 통해서 전달되는 특별계시는 직접 말씀하시는 경우(conversations), 꿈과 환상을 통해(dreams & visions), 하나님의 임재(theophanies), 기적(miracles)을 통해 나타나며 그 가운데 가장 결정적으로 하나님 자신을 드러내신 경우가 바로 그리스도를 통한 성육신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신 것이 바로 예수의 탄생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 저러한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를 사람에게 알리시기를 원하시고 오래도록 기다리셨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 분에 대해 무지하고, 무시하고, 모른척 한 채 죄 가운데 사니까 급기야는 사람들의 눈앞에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 오신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 탄생의 배경입니다. 계시의 마지막이자 결정체로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를 외면하고는 달리 구원의 길이 없습니다. 성경은 다양한 내용의 특별계시를 담은 하나님의 편지의 완결판입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내신 구원에 대한 특별계시를 성령의 감동으로 성경에 다 기록되게 하심으로 구원의 계시를 최종적으로 완성하셨습니다.

오늘부터는 바쁜 가운데서도 계절의 변화를 통해 일기와 기후를 통해 그리고 자연만물을 통해 우리와 대화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을 만나시고 꿈과 환상,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듣고 만나는 특별계시가 여러분의 삶 가운데서 경험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개인적으로 만나기를 오래참고 기다리시는 하나님, 여러분을 사랑하고 기다리고 계신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신나고 설레는 데이트를 시작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따뜻하고 뜻깊은 성탄절과 축복된 새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