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서머스 오브라이언의 명작 연극 <크리스마스 이브>가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성도들의 손으로 되살아 났다. 이 연극은 성탄 성극 가운데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는 작품으로 꼽히지만 배우들의 감정적 변화가 메시지의 핵심을 이루기 때문에 무대에 올리기 쉽지 않은 작품이다. 그러나 배우들의 주옥같은 대사로 펼쳐지는 은은한 메시지는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명작이다. 특히 가난한 가족과 집세를 받기 위해 혈안이 된 집주인의 갈등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해소되면서 “이 자리에 예수께서 임하셨다”고 외치는 장면은 이 연극의 백미로 꼽힌다.

7명의 배우와 14명의 스탭이 무대에 올린 이번 작품은 제일교회 성극사역위원회의 지난 연극보다 훨씬 깊이가 있어졌다. 이미 과거에도 제일교회 성극은 프로페셔널한 연출과 기획, 무대와 연기력으로 찬사를 받은 바 있지만 올해는 배우들의 감정도 더욱 풍부해졌고 메시지의 짜임새나 전달도 세밀해졌다.

성극사역위원회에는 현재 배우, 조명, 음악, 영상, 무대 등에서 50여명의 성도가 참여하고 있으며 한 작품에 대략 2-30명이 참여한다. 공연일이 가까워지면 매주 한번씩 모여 4시간씩 연습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성극사역위원회는 2007년 주기철 목사의 생애를 그린 “마지막 선택” 공연 이후, 성도들의 폭발적인 호응 가운데 성가대와 마찬가지로 교회 내 상설부서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8년 성탄절에 “놀부야. 하나님이 부르셔”, 2009년 KUMC 전국지도자 대회에서 “행복을 파는 가게” 등 수준높은 공연을 선보이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김광태 담임목사도 성극사역을 제일교회의 가장 중요한 문화사역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외국에서 돈을 벌고 있는 아버지의 성탄 편지를 간절히 기다리는 지수의 가족들. 사진 제일 좌측이 집주인 할머니로 열연한 김귀숙 성극사역위원장
김광태 목사는 “우리는 늘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로 듣는데 이런 공연은 성탄에 관한 메시지를 연극으로 듣는 시간이 될 것이며 우리로 하여금 성탄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가페장로교회 집사이면서 제일교회 성극팀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주성 집사는 “몇달씩 늦은 밤까지 연습에 몰두하는 성극부원들의 노력에 감동받는다. 김귀숙 성극사역위원장의 강한 리더십과 김광태 목사님의 전폭적인 기도와 도움으로 올해도 하나의 작품을 무대에 올림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