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시작 전 미국인 주교가 예배당의 문에 나무 지팡이로 십자성호를 표시한 후 세번에 걸쳐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문들아 열려라” 지난 2월부터 닫혀 있던 예배당의 문이 그렇게 다시 열리면서 성도들이 들어갔다. 닫혔졌던 성힐러리교회가 한마음교회로 다시 열렸다.

“가톨릭적이며 개혁적인 교회”를 지향하는 성공회 중 시카고 지역에서는 유일한 한인성공회인 한마음교회(One in Christ Episcopal Church, 담임 주인돈 신부)가 2백명 수용이 가능한 새 성전으로 입당하며 성전봉헌예식 및 성찬 예배를 12월 13일 드리고 “믿음의 선진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하나님이 창조하신, 그 창조의 완성을 위해 동역할 것”을 다짐했다.

▲말씀을 전하는 제프리 리 주교(좌)와 통역하는 주인돈 신부(우)
이날 예배는 단순히 한 한인교회가 큰 성전으로 이전하는 것에만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마음교회가 입당한 교회는 본래 미국인 성공회인 성힐러리교회가 사용하던 곳인데 그곳이 교인 감소로 문을 닫게 되면서 한마음교회가 교구로부터 양도받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날 한마음교회의 한인 성도들은 성힐러리교회의 미국인 성도들이 그동안 이 건물을 사용하며 세운 믿음의 유산을 이어받고 더욱 큰 발전의 역사를 쓸 것을 다짐했다. 말씀을 전한 시카고 교구장 제프리 리 주교도 “성힐러리교회가 하나님의 동역자로서 이 곳에서 하나님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이제 한마음교회가 그것을 이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예배의 영문 공식 명칭은 “Rededication of the Church & New Ministry of One in Christ Episcopal Church”였다. 미국 성공회인들의 유산을 한인들이 이어받아 다시 교회당을 봉헌하며 새 발전의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이다.

한편, 한마음교회는 과거에도 미국인 성공회와 합병한 바 있다. 1991년 시카고성모교회로 창립돼 한인선교를 시작한 한마음교회는 1995년에 미국인 성공회인 성안셈교회를 합병하며 한마음교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날은 미국 성공회 측의 인사들 외에도 한인교계에서 시카고한인교회 서창권 목사, 엑소더스교회 이철원 목사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특히 서 목사는 축사를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전 건축에는 반드시 성장이란 축복이 따르게 된다”며 “한마음교회의 새 성전 봉헌을 축하드리며 기도와 신앙이 함께 자라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마음교회는 이번에 입당한 건물 중 본당을 비롯한 친교실, 회의실 등 각종 건물을 지역사회와 한인사회에 개방해 커뮤니티 속의 교회로 자리잡을 계획이다. 한마음교회는 타 교회일지라도 수련회나 일일부흥회를 개최하고자 할 시 교회를 빌려 줄 생각이다.

성공회 한마음교회는 오전 9시 영어 미사, 오전 10시 30분 한국어 미사를 드리며 담임은 주인돈 신부다. 주 신부는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성공회대 신학대학원(당시 사목신학연구원)에서 M.Div.를 마치며 신부로 서품받았다. 12년 전부터 한마음교회에서 시무하고 있으며 현재 에반스톤에 소재한 미국 성공회 산하 신학교인 Seabury Western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박사 과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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