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교육에 있어서 성경을 제대로 배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성인조차 꾸준히 하기 어렵다는 성경 읽기가 어린이에겐 더욱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한국에서 신앙인과 비신앙인,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가 부담없이 읽어낼 수 있는 <만화인물성경>(바다출판사)이 출간됐다. 이 만화인물성경은 미주의 경우, 2세 자녀들에게 성경 교육과 한국어 교육을 동시에 하는데 활용될만하다.

<만화인물성경> 시리즈는 장로이자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흥용 화백이 20명의 실력파 작가들을 이끌고 지난 3년간 진행해 온 프로젝트다. 박 화백은 대한민국 대표 만화가 중 한 명으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내파란 세이버> 등 깊이 있고 자아성찰이 엿보이는 만화를 그려 작가주의 만화의 대표 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이준익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해 개봉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박 화백은 <만화인물성경>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아이들이 성경 전체 이야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성경이야기책이나 외국자료들을 소개해 줬지만 금방 덮어버려 한국적 정서를 담은 성경만화가 필요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 화백은 모든 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특별한 성경만화 작업에 도전해 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됐고, 여러 작가들과 2001년 서울 성북구 길음교회에서 ‘만화연구모임’을 창설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 대부분이 이 모임의 주요 멤버로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이들은 매주 교회 지붕 아래서 만나 믿음과 만화 실력을 동시에 다져왔다.

박 화백은 “성경이 워낙 방대한 분량이라 한 사람이 작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작가들이 각자의 개성과 색깔을 살려 작업에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만화인물성경>의 가장 큰 특징은 성경 속 다양한 인물들이 펼치는 장쾌한 대하드라마라는 점이다. 성경 66권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과 그들이 겪는 다양한 이야기들, 드라마틱한 삶을 통해 현대인들이 성경의 메시지를 깨닫고 현재적 삶에 도입할 수 있도록 그려졌다.

아담, 노아, 예수를 그린 이장희 작가는 “성경을 만화로 옮긴 기존 책과는 달리 사건나열식이 아니라 메시지 중심으로 그려졌다. 성경해석에 있어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주석서 등 고증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받으며 스토리 작업에 임했다”고 밝혔다.

▲<만화인물성경> 시리즈 작업에 참여한 만화작가들
총 10권으로 이뤄진 이 시리즈는 제1권 아담 노아(창세기), 제2권 바벨탑 아브라함 이삭(창세기), 제3권 야곱 요셉 욥(창세기), 제4권 모세 여호수아(출애굽기, 여호수아), 제5권 에훗 드보라 기드온 입다 삼손(사사기), 제6권 요나 룻 사무엘 다윗(사무엘, 열왕기), 제7권 솔로몬 엘리야 엘리사 예후히스기야(열왕기), 제8권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에스더 다니엘 스룹바벨(이사야, 에스겔, 에스라,에스더), 제9권 예수(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 제10권 베드로 바울 요한(사도행전~요한계시록)으로 구성됐다.

박 화백은 “작업에 참여한 작가들이 모두 기존에 하던 일을 내려놓고, 자신을 희생했다. 매일 새벽에 깨어 함께 기도한 뒤, 그림 작업을 계속했다”면서 “성경 속 인물들이 겪은 고난과 인내, 꿈, 실패와 성공, 삶과 죽음, 용기와 사명 등이 세상을 보는 지혜의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바다출판사 김인호 대표는 “인물과 만화를 토대로 해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함께 볼 수 있고 핵심인물들을 뽑아 구성해 신구약 총 66권의 방대한 내용과 주요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면서 “성경을 대신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대신 성경읽기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앞으로 일본어판, 영어판 등으로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